Renewable Energy

트럼프 에너지 정책이 만든 희비극 – 원전은 웃고 태양광은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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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을 보면서, 정말 정책이 기업 운명을 얼마나 좌우하는지 실감했다.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인데도 원전 쪽은 대박, 태양광 쪽은 쪽박이라니.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이렇게 빨리, 이렇게 극명하게 나타날 줄은 몰랐다. 근데 숫자를 보니까 정말 충격적이더라.

한화솔루션의 아픈 현실

먼저 한화솔루션부터 보자. 3분기 매출은 3조 364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1021억원 흑자에서 7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1100억원 가까운 수익성 악화가 한 분기에 일어났다는 뜻이다.

문제는 미국의 중국산 공급망 규제 강화였다. 원래는 중국산 태양광 소재나 자본 사용 시 세액공제를 못 받게 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수혜를 볼 거라고 기대했었거든. 근데 현실은 정반대였다.

미국이 통관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화솔루션 미국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도 줄었다. 3분기 AMPC가 682억원에 그쳤는데, 연간 가이던스도 기존 7000억원에서 4000억원 후반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판매량도 7.5GW에서 6GW로 줄었고.

정책이 바뀌면서 예상했던 수혜가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다.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복잡하고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대박 행진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었다. 3분기 매출 3조 8803억원(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 영업이익 1370억원(19.4% 증가)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연간 수주 가이던스를 10조 7000억원에서 13~14조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

이건 단순한 실적 개선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트럼프가 지난 5월 발표한 행정명령이 핵심인데, 2030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10기 건설,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에 800억달러(116조원) 투자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처음으로 가스터빈을 수출했다는 점이다. 내년 말까지 2기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건 기술력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 같다.

원전 르네상스의 수혜주

사실 원전 업계 전체가 최근 몇 년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 탄소중립 목표, 에너지 안보 이슈가 겹치면서 원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거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도 원전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고, 유럽도 원전을 녹색 분류체계에 포함시켰다.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미국의 적극적인 원전 확대 정책까지 더해지니까,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원전 기업들에게는 완벽한 타이밍이 된 거다.

정책 리스크의 양면성

이번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정책 리스크라는 게 정말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은 바이든 행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큰 수혜를 봤는데, 트럼프 2기 들어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히고 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America First” 정책을 강조해왔고,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도 일관되게 유지해왔거든. 다만 그 속도와 강도가 예상보다 빨랐을 뿐.

개인적으로는 한화솔루션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미국 공장 공급망을 완전히 중국산 제외로 전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비용 증가는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는 두 회사 모두 기회가 있다고 본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통관 이슈가 연말까지는 해소될 것으로 회사 측이 전망하고 있고, 미국 내 태양광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두산에너빌리티는 당분간 호황이 지속될 것 같다. 원전은 한 번 짓기 시작하면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고, 미국뿐만 아니라 체코, 폴란드 등 유럽 시장에서도 수주 기회가 늘어나고 있거든.

다만 두 회사 모두 미국 정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리스크 요소다. 정책이 또 바뀌면 지금과 반대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결국 기술력과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일 것 같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정책 변화를 읽는 능력이 기업 생존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이 글은 ‘수주 목표 상향’ 두산에너빌·’AMPC 하향’ 한화솔루션…엇갈린 실적 희비 – 경제 | 기사 – 더팩트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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