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OCI홀딩스의 태양광 위기 극복기와 AI 인프라 도전 – 미국 관세 정책이 바꾼 게임의 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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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서 한국 태양광 산업의 현실과 미래를 동시에 엿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관세 정책 하나로 6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건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이 회사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더욱 눈에 띕니다. 특히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태양광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포부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OCI홀딩스의 태양광 위기 극복기와 AI 인프라 도전 - 미국 관세 정책이 바꾼 게임의 룰
Photo by A Chosen Soul on Unsplash

이우현 회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5월 미국이 “전대미문의 관세”를 발표한 후 거의 모든 태양광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합니다. 8월에야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면서 9월부터 공장이 재가동됐는데, 단 2개월 가동 중단만으로도 650억원 적자가 발생했다니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죠. OCI테라서스의 경우 월 2,500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 규모의 공장이 멈춘다는 것이 얼마나 큰 타격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미국의 OBBBA(One Big Beautiful Bipartisan Act) 법안이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거든요. 이 법안에 따르면 비중국산 태양광 제품만이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OCI홀딩스처럼 비중국산 폴리실리콘과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중국산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경쟁 우위를 의미하죠.

이런 맥락에서 OCI홀딩스가 베트남 웨이퍼 회사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 지분 65%를 인수한 것도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연산 2.7GW 규모의 Non-PFE 태양광용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인데, 필요시 6개월 내 생산능력을 2배로 확장할 수 있다고 하니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죠. 다만 공동 투자사들이 중국계 기업이라는 점은 약간의 우려 요소로 보입니다. 물론 이우현 회장이 “기술 이전과 지원을 받기 위한 합작 형태”라고 설명했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구조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외 태양광 산업의 지각변동

OCI홀딩스의 상황을 보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 전체의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화큐셀, 신성이엔지 등 국내 주요 태양광 기업들도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거든요.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이 찾은 해법이 바로 “비중국산 프리미엄” 전략입니다. 한화큐셀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에 1.7GW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신성이엔지도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확대에 나서고 있죠.

글로벌 시장을 보면 상황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중국의 롱기그린에너지, 징코솔라, 트리나솔라 등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압도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유럽연합도 2024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덤핑 관세를 부활시켰고, 인도 역시 자국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 기업들의 “중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거죠.

특히 주목할 점은 태양광 밸류체인에서의 포지셔닝 변화입니다. OCI홀딩스가 태양전지에서 웨이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웨이퍼는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상대적으로 기술 집약적이면서도 중국의 독점도가 높은 분야거든요. 현재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웨이퍼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중국산 웨이퍼를 기가와트 규모로 공급할 수 있다면 상당한 시장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 인프라라는 새로운 도전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AI 인프라 사업 진출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AI 인프라 관련 실적 비중을 전체 매출과 이익의 30%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상당히 야심찬데요. 현재 OCI홀딩스의 연매출이 약 3조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AI 인프라 사업만으로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북미 태양광 및 ESS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하는 OCI에너지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가 갖춰진 OCI 유휴부지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겠다는 건데,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설계, 자금조달, 시공,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디벨로퍼 역량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죠. 특히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3분의 2가 미국에 세워지고 있고, 그중 40%가 텍사스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OCI에너지의 텍사스 기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세를 보면 이 전략이 왜 매력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3년 2,500억 달러에서 2030년 5,500억 달러로 연평균 12% 성장할 전망이거든요.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NVIDIA의 H100 GPU 하나가 3만 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이런 장비들을 수용할 데이터센터의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죠.

하지만 AI 인프라 사업이 그리 만만한 분야는 아닙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거대 클라우드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거든요. 특히 전력 소비가 엄청난 AI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이 핵심인데, 이 부분에서 OCI홀딩스가 어떤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OCI홀딩스의 태양광-ESS-AI 인프라를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3-5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친환경 AI 인프라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실제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죠.

국내 시장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조원 투자를 발표했고, LG유플러스도 AI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K-클라우드 정책을 통해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죠. 이런 흐름에서 OCI홀딩스의 AI 인프라 진출이 국내 시장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AI 인프라 사업은 태양광 사업보다 훨씬 복잡하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거든요. 하드웨어 인프라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보안, 운영 노하우까지 필요한 종합적인 사업입니다. OCI홀딩스가 지금까지 소재 중심의 사업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인프라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직 역량 확충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AI 기술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투자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트랜스포머 기반의 대규모 언어모델이 주류지만, 몇 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아키텍처가 등장할 수도 있거든요.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불확실성이야말로 기존 강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결국 OCI홀딩스의 성공 여부는 태양광 사업에서 쌓은 프로젝트 개발 역량을 AI 인프라 분야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부지 확보, 인허가, 자금조달 등의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될 테지만, AI 특화 기술과 운영 노하우는 새롭게 구축해야 할 영역이죠. 특히 고객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OCI홀딩스의 이번 전략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신기술 트렌드에 적응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사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물론 실행 과정에서 많은 도전이 있겠지만, 2030년 AI 인프라 매출 비중 30%라는 목표가 달성된다면 국내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ZDNet Korea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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