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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상장사별 투자 가치 평가: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대 속 포트폴리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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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전례 없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전년 대비 85% 증가한 510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태양광이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의 REPowerEU 계획, 그리고 중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연간 1조 8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 속에서 한국의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은 각기 다른 포지셔닝과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다.

HD현대그룹 상장사별 투자 가치 평가: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대 속 포트폴리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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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은 조선, 전력기기, 건설장비, 에너지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생태계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시장 평가와 실적, 이익 구조, 성장성을 종합 분석한 결과, 계열사별 투자 매력도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에서 각 회사가 차지하는 위치와 수익성 구조에 따라 투자자들의 평가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영역은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며, 반대로 태양광 모듈과 같은 제조업은 중국 업체들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마진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HD현대그룹 8개 상장사의 투자 가치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1군에서 4군까지 뚜렷한 계층 구조가 나타났다. 이러한 평가는 단순히 현재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3-5년간의 성장 가시성, 업종 특성, 글로벌 경쟁력,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수혜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동 지역의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조선업의 친환경선박 슈퍼사이클, 그리고 건설장비의 전동화 트렌드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1군: 장기 성장성과 수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프리미엄 종목들

HD현대일렉트릭(울산 소재)이 9.1점으로 HD현대그룹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이는 회사가 전력기기(변압기, GIS), ESS, 글로벌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은 12.3%로, 국내 전력기기 업체 평균인 8.5%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력망 현대화 프로젝트와 중동 지역의 대규모 발전소 건설 붐으로 인해 2025년 수주 잔고가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 3천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ESS 사업 부문은 2024년 매출 8천억 원에서 2027년 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글로벌 ESS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28%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울산 소재)은 8.8점으로 두 번째 순위를 차지했다. LNG선, 친환경선박, 군함 분야에서 압도적인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2-3년간의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10월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24조 원으로, 이는 연간 매출의 1.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암모니아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35%를 차지하며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친환경선박 비중이 40%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평균 선가는 2023년 대비 15% 상승했으며, 이는 직접적으로 영업이익 레버리지로 연결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서울 소재)는 8.3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게차 및 굴삭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AI 기반 자율 건설장비와 전동화 장비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회사의 중국 외 글로벌 지게차 시장 점유율은 18.2%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전동 지게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건설장비의 전동화 시장이 2025년 120억 달러에서 2030년 380억 달러로 연평균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시절과 비교해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부채비율은 85%에서 62%로 하락했다.

2군과 3군: 상황에 따른 투자 메리트와 리스크 요인들

현대미포조선(울산 소재)은 7.9점으로 2군 최상위에 위치했다. 중형선박 분야의 강자로서 탄탄한 수주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 대비 상대적으로 모멘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수주 잔고는 7조 2천억 원으로 연매출의 1.6배 수준이며, 주력 제품인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선가 상승률은 현대중공업의 LNG선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8-1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형선박 시장의 안정성과 지속적인 교체 수요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서산 소재)는 7.6점으로 정유업체 특유의 사이클 의존성에도 불구하고 배당 수익과 정제마진 회복 가능성으로 인해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2024년 4분기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8.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개선되었으며, 2025년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추가 개선이 예상된다. 특히 회사가 추진 중인 상장 계획이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PBR은 0.7배로 국내 정유업체 평균인 0.9배를 하회하고 있어 상장 후 밸류에이션 정상화 여지가 크다.

지주사인 HD현대(서울 소재)는 7.5점으로 중간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보유 자산 가치 대비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크게 적용되고 있어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현재 HD현대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은 35%에 달하며, 이는 국내 지주사 평균인 2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에너지, 조선, 전력 분야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구체적인 가시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구 현대두산건설, 인천 소재)는 6.2점으로 3군에 위치했다. 건설업 특유의 높은 리스크와 재무 부담이 주요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180%로 건설업 평균인 140%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수주 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과거 프로젝트의 손실 정리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정부의 SOC 투자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시장 회복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음성 소재)은 5.4점으로 HD현대그룹 내 최하위 평점을 받았다. 이는 회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태양광 모듈 산업 구조의 근본적 한계에 기인한다.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모듈 제조는 가장 부가가치가 낮은 영역으로, 중국 업체들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 앞에서 수익성 확보가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태양광 모듈 글로벌 점유율은 78%에 달하며, 중국 1위 업체인 징코솔라의 모듈 생산단가는 한국 업체 대비 25-30% 저렴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2024년 영업이익률은 2.1%로, HD현대일렉트릭의 12.3%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ESS와 EPC(설계·조달·시공) 등 고수익 사업 영역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선점하고 있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다. 블룸버그NEF의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24년 한 해 동안 20% 하락했으며, 2025년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과잉 공급과 기술 혁신 속도 가속화에 따른 것으로, 한국을 비롯한 비중국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자체는 여전히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전 세계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은 350GW로 전년 대비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원자력 발전소 35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성장이 곧바로 모듈 제조업체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규모의 경제와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 10여 개의 태양광 모듈 업체가 파산하거나 사업을 중단했다.

결론적으로, HD현대그룹의 투자 가치는 신재생에너지 생태계에서 각 계열사가 차지하는 포지션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이 9.1점으로 최고 평점을 받은 것은 전력 인프라와 ESS라는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5.4점은 태양광 모듈 산업 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중공업과 HD현대인프라코어는 각각 친환경 조선과 전동화 건설장비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8점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자자들에게는 HD현대일렉트릭이 그룹 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ESS 시장 성장이라는 메가트렌드와 정확히 일치하는 포지셔닝 덕분이다.

**면책조항:** 본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매매 제안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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