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블록체인 산업이 과거 암호화폐 중심의 투기적 성격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기업 솔루션과 정부 주도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24년 670억 달러에서 2025년 말 820억 달러로 22.4% 성장할 것으로 IDC가 전망했으며, 이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시장의 38%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 일본이 정부 차원의 블록체인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IT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IBM(뉴욕 소재)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의 IBM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2025년 3분기 블록체인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마트,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 1,200여 곳이 IBM의 공급망 추적 솔루션을 도입해 식품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삼성SDS(서울 소재)가 넥스레저(Nexledger)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 물류, 인증 분야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블록체인 관련 수주가 1,2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65% 성장을 기록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과 도입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5년 말 현재 130개국이 CBDC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9개국이 파일럿 테스트나 실제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는 누적 거래액이 7,000억 위안(약 1,000억 달러)을 돌파했으며, 2억 6,000만 개의 디지털 지갑이 개설되어 세계 최대 규모의 CBDC 생태계를 구축했다. 한국은행도 2025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원화 파일럿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여 소매 결제와 해외송금 분야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CBDC 프로젝트들이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매출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와 ESG 투명성 확보의 핵심 도구로 부상
블록체인 기술이 공급망 투명성 확보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의 필수 도구로 인식되면서 제조업과 유통업체들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딜로이트의 2025년 글로벌 블록체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6%가 블록체인을 공급망 관리의 핵심 기술로 평가했으며, 실제 도입률은 2024년 32%에서 2025년 48%로 급증했다. 특히 탄소 배출량 추적과 지속가능성 인증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과 같은 규제 강화가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마트(아칸소주 소재)는 2025년까지 전체 식품 공급업체의 85%를 블록체인 기반 추적 시스템에 연결한다는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2만 3,000개 공급업체가 IBM 푸드 트러스트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농장에서 매장까지의 전체 유통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으며, 식품 안전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 시간을 기존 7일에서 2.2초로 단축시켰다. 이러한 효율성 개선으로 월마트는 연간 운영비를 1억 2,000만 달러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한국에서는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카카오(제주 소재)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활용해 국산 농수산물의 원산지 추적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도 향상으로 프리미엄 농산물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탄소 발자국 추적과 순환경제 구현을 위한 블록체인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BMW(뮌헨 소재)는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블록체인으로 추적하는 ‘PartChain’ 시스템을 통해 2025년 상반기 기준 Scope 3 배출량을 전년 대비 15% 감축했다고 보고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도 블록체인 기반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 채굴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코발트와 리튬 등 핵심 원료의 윤리적 조달을 보장하고 있으며, 유럽 수출 시 CBAM 대응에도 활용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과 국경 간 결제 솔루션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SWIFT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국경 간 결제 거래량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2조 3,0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평균 결제 시간은 기존 3-5일에서 10분 이내로 대폭 단축되었다. 미국 JPMorgan Chase(뉴욕 소재)의 JPM Coin은 기업 간 결제에서 일일 거래량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400여 개 기업 고객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신용장 발급 시간을 기존 5-7일에서 1일로 단축하여 중소기업의 무역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
Web3와 메타버스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 진화
블록체인이 Web3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면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2025년 Web3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3% 성장한 8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중 블록체인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NFT(대체불가토큰)와 토큰 경제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NFT 아이템 거래로 월 평균 15억 원의 추가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 자산의 소유권 증명과 플랫폼 간 호환성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메타(캘리포니아 소재)는 호라이즌 월드에서 NFT 기반 아바타 액세서리와 가상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으며, 2025년 3분기 가상 자산 거래량이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제트(성남 소재)가 제페토 메타버스에 블록체인 기반 창작자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아이템 제작자들이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현재 2만 5,000명의 창작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월 평균 아이템 거래액이 28억 원에 달한다.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도 2025년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 확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총 예치 자산(TVL) 기준으로 DeFi 시장 규모는 1,2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2024년 대비 8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실물 자산 토큰화(RWA, Real World Assets)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는데, 부동산, 채권, 원자재 등을 토큰화한 상품의 시장 규모가 34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블랙록(뉴욕 소재)은 BUIDL 토큰을 통해 50억 달러 규모의 머니마켓 펀드를 토큰화했으며, 연간 수익률 5.2%를 제공하면서 전통 금융과 DeFi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부동산 투자신탁(REITs)의 토큰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여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기업들의 블록체인 도입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확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워싱턴주 소재)는 Azure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퍼블릭과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고객 수가 8,500개를 넘어섰다. 오라클(캘리포니아 소재)도 오라클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엔터프라이즈급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LG CNS가 자체 개발한 모나체인(Monachain) 플랫폼을 활용해 공공기관과 대기업 대상 블록체인 컨설팅과 구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 관련 매출 목표를 800억 원으로 설정했다.
규제 환경의 개선도 블록체인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상반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의 법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었다. 유럽연합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도 2024년 말 완전 시행되면서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명확한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25년 하반기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용 블록체인과 CBDC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능과 확장성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더리움의 2.0 업그레이드 완료로 초당 거래 처리량이 기존 15건에서 100,000건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에너지 소비량은 99.95% 감소했다. 솔라나 네트워크는 초당 65,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했으며, 평균 거래 수수료가 0.00025달러로 매우 저렴하다. 한국의 클레이튼도 메인넷 업그레이드를 통해 초당 4,000건의 거래 처리 성능을 달성했으며,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블록체인의 실용성을 높이고 대규모 상용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2025년 블록체인 산업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30%가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특히 공급망 관리, 디지털 신원 인증, 스마트 계약 분야에서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투자 관점에서도 블록체인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2025년 상반기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액이 8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정부의 K-디지털 뉴딜 정책에 따라 블록체인 분야에 향후 3년간 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투기적 도구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진화하면서, 이제는 기술적 혁신과 실용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면책조항: 본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조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