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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2028년까지 47GW 부족 전망 – 모건스탠리 최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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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산업은 전례 없는 전력 수요 급증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신 ‘Powering Gen AI’ 분석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며,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량이 약 72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현재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의 약 3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ChatGPT, Claude, Gemini 등 대형 언어모델(LLM)의 상업화와 기업들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2028년까지 47GW 부족 전망 - 모건스탠리 최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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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전력 공급 체계로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서 약 10GW, 유휴 전력망 용량에서 약 15GW를 확보할 수 있지만, 이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47GW의 전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모건스탠리의 이전 전망치인 44GW보다 3GW 증가한 수치로, AI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zon 등 빅테크 기업들은 2024년 3분기에만 총 600억 달러 이상을 AI 인프라 투자에 배정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확장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력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AI 모델의 복잡성 증가와 훈련 데이터 규모 확대가 있습니다. GPT-4와 같은 최신 모델은 이전 세대 대비 10배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며, 실시간 추론 서비스를 위해서는 24시간 가동되는 고성능 GPU 클러스터가 필수적입니다. 엔비디아의 H100 GPU 한 대는 약 700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대형 AI 데이터센터에는 수만 개의 GPU가 설치되어 전체 전력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픈AI의 경우 ChatGPT 서비스 운영만으로 월간 약 50만 달러의 전력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기존 웹 서비스 대비 10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 신속 전력 공급 솔루션의 부상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전력 공급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전력망 연결 대기 절차보다는 ‘신속 전력 공급(time to power)’ 솔루션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통적인 전력망 확장 방식은 인허가부터 건설까지 5-7년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2-3년 내 운영 개시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간적 불일치가 새로운 전력 공급 방식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여러 혁신적인 솔루션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스터빈 기반 전력 공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건스탠리는 가스터빈을 통해 15-20GW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빠른 설치가 가능하고 신뢰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신 H급 가스터빈은 60% 이상의 효율을 달성하며, 설치부터 가동까지 18-24개월이면 충분합니다. 특히 텍사스와 조지아 주에서는 이미 여러 데이터센터 전용 가스터빈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버지니아 주에 300MW 규모의 전용 가스터빈 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캘리포니아 기반 블룸에너지(Bloom Energy, BE)의 연료전지 기술도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블룸에너지의 연료전지를 통해 5-8GW의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블룸에너지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천연가스를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60% 이상의 높은 효율을 달성하며, 모듈형 설계로 인해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2024년 3분기 블룸에너지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3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70% 이상이 데이터센터 관련 주문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SK그룹과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여 아시아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발전소 부지의 활용도 주목받는 솔루션 중 하나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 방식을 통해 5-15GW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정치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 부지 활용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여겨지지만, 미국 내 원자력에 대한 여론과 규제 환경이 복잡한 상황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재가동 계획이 대표적인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년간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연방 규제 당국의 승인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비트코인 채굴장의 데이터센터 전환 트렌드

가장 혁신적인 접근법 중 하나는 비트코인 채굴장의 데이터센터 전환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 방식을 통해 10-15GW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장은 이미 대용량 전력망 연결이 확보되어 있고, 냉각 시설과 전력 관리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 수익성이 크게 감소하면서, 많은 채굴업체들이 대안 사업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텍사스 기반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과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은 이러한 전환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라이엇 플랫폼은 텍사스 록데일 시설에서 200MW 규모의 AI 컴퓨팅 센터 건설을 발표했으며, 기존 채굴 인프라를 활용해 건설 비용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라톤 디지털도 네브래스카와 노스다코타 시설에서 유사한 전환 계획을 진행 중이며, 엔비디아 H100 GPU 10만 개 규모의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 프로젝트들은 기존 전력망 연결 승인 과정을 우회할 수 있어 18-24개월 내 운영 개시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코빗은 경기도 파주 시설의 일부를 AI 컴퓨팅 센터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삼성SDS와 LG CNS 등 대기업들이 파트너십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연간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비스 확장으로 인한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장의 데이터센터 전환에는 기술적 과제도 존재합니다. 채굴 장비인 ASIC과 AI 훈련용 GPU는 전력 소비 패턴과 냉각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인프라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한 AI 워크로드는 24시간 지속적인 고성능을 요구하는 반면, 채굴 작업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연산이기 때문에 운영 노하우 축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과제들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력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확률 가중치를 적용한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다양한 신속 전력 공급 솔루션을 통해 2028년까지 31-50GW의 추가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예상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대비 6-16GW가 부족한 상태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데이터센터 임대료 상승과 AI 서비스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결과적으로 AI 산업의 성장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와 정책적 대응

이러한 전력 수요 급증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4년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전년 대비 80% 증가했으며,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기업들이 총 1,200억 위안(약 165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디지털 주권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1,000억 유로의 디지털 인프라 투자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 중 40% 이상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에 배정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도 ‘K-클라우드 벨트’ 구축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3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 남부와 충청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고,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한국전력공사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 분산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준비 중입니다.

투자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랙록, 뱅가드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2024년에만 약 500억 달러의 자금이 관련 분야에 유입되었습니다. 특히 연료전지, 가스터빈,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AI 붐과 함께 크게 상승했습니다. 블룸에너지의 경우 2024년 초 대비 주가가 300% 이상 상승했으며,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Westinghouse Electric)도 원자력 기술을 활용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한 성장에는 리스크도 따릅니다. 전력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AI 서비스 품질 저하와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AI 스타트업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AI 스타트업들은 이미 컴퓨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서비스 축소나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화석연료 기반의 신속 전력 공급 솔루션들은 탄소 배출 증가라는 환경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AI 혁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력 인프라의 혁신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기존 방식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스터빈, 연료전지, 기존 발전소 활용, 비트코인 채굴장 전환 등 다양한 신속 전력 공급 솔루션들이 단기적 해법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다 근본적인 전력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와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것이며, 관련 기업들의 시장 지위도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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