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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블록체인 산업의 재편: 실용성 중심의 시장 전환과 기업 채택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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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블록체인 시장

2025년 말 현재,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은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기술 관련 지출은 2025년 67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1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장이 더 이상 암호화폐나 NFT와 같은 투기적 영역이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도입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블록체인 시장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발표한 ‘2025 블록체인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25년 1조 2,4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이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2년 B2B 비중 4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 아닌 실질적인 경영 효율화 도구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에 본사를 둔 삼성SDS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동사는 2025년 상반기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져(Nexledger)’를 통해 총 47개 기업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구축한 자동차 부품 이력 추적 시스템은 부품 위조 방지율을 89%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블록체인 사업부 매출은 2025년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892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LG CNS 역시 블록체인 기반 물류 관리 솔루션 ‘모나체인(MonaChain)’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사는 2025년 하반기 롯데그룹, CJ그룹 등 주요 유통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식품 안전성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LG CNS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공급망 투명성이 73% 향상되고, 재고 관리 비용이 21% 절감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디지털 신원 인증의 급성장

2025년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34개국 중 64%인 86개국이 CBDC 개발 또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이 중 18개국은 2026년 상반기 내 본격적인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2025년 10월 디지털원화 2차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6곳과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기업 4곳이 참여했으며, 총 10만 명의 일반 사용자가 실제 거래를 수행했다. 테스트 결과, 디지털원화는 초당 2,847건의 거래 처리 능력을 보였으며, 평균 거래 완료 시간은 1.3초로 측정됐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하반기 디지털원화의 제한적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인증 서비스 ‘SK ID’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동사는 2025년 9월 정부의 디지털 신분증 표준화 사업에 주요 파트너로 선정되며, 향후 3년간 총 1,200억 원 규모의 사업 기회를 확보했다. SK ID는 현재 온라인 금융 거래, 의료 정보 접근, 공공 서비스 이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2025년 12월 기준 누적 사용자 수가 34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SK ID 사용자들의 월평균 인증 횟수가 12.7회로, 기존 공인인증서 사용자 대비 2.3배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솔루션 ‘Microsoft Entra Verified ID’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11월 기준 전 세계 127개 기업과 23개 정부 기관이 자사의 디지털 신원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신원 지갑(European Digital Identity Wallet) 프로젝트에 핵심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며, 향후 4억 5천만 유럽 시민들의 디지털 신원 관리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예정이다.

IBM 역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인증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IBM은 자체 개발한 ‘IBM Verify’ 솔루션을 통해 2025년 3분기 기준 전 세계 89개국에서 2,1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IBM의 블록체인 신원 인증 솔루션은 특히 의료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 보건복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구축한 의료진 자격 인증 시스템은 허위 의료진 식별 정확도를 96.8%까지 향상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공급망 관리 영역에서는 오라클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오라클은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솔루션 ‘Oracle Blockchain Platform’을 통해 2025년 기준 전 세계 1,847개 기업의 공급망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식품 안전성 추적 분야에서 월마트,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라클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공급망 투명성이 67% 향상되고, 제품 리콜 처리 시간이 84% 단축되는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분야에서는 코인베이스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코인베이스는 2025년 3분기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950만 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의 8.7%를 처리하고 있다. 동사의 3분기 매출은 16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기관 투자자 대상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 기관 고객으로부터의 매출이 전체의 34%를 차지하는 등 사업 구조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도전과제들도 부각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영향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안금융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2025년 기준 141 TWh(테라와트시)에 달하며, 이는 아르헨티나 전체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더리움의 경우 2022년 PoS 전환 이후 에너지 소비량이 99.95%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 역시 산업 발전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암호화폐 규제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2025년 12월 암호화폐 자산 시장 규제법(MiCA)의 완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 역시 2025년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들의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미래 전망과 투자 기회

2026년을 향한 블록체인 산업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딜로이트의 ‘2026 글로벌 블록체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6%가 향후 2년 내 블록체인 기술을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금융 서비스(89%), 공급망 관리(82%), 의료(74%) 분야에서 도입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웹3.0과 메타버스의 융합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가 개발 중인 ‘Horizon World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Mesh’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거래와 소유권 인증 기능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상 경제 생태계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 역시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뉴딜 2.0’ 계획의 일환으로 2026년까지 블록체인 분야에 총 2조 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40%는 CBDC와 디지털 신원 인증 인프라 구축에, 35%는 공공 서비스 블록체인화에, 나머지 25%는 민간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2025년 하반기 들어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2025년 1월 대비 주가가 67% 상승했지만, 최근 3개월간은 15%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과 같은 전통적인 IT 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의 안정적인 수요 증가를 반영한다.

결론적으로, 2025년 말 현재 블록체인 산업은 투기적 열풍에서 벗어나 실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성숙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블록체인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CBDC와 디지털 신원 인증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에너지 소비, 규제 불확실성, 기술적 확장성 등의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러한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기업들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조언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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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블록체인 산업의 재편: 실용성 중심의 시장 전환과 기업 채택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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