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한국의 에너지 전환 가속화: 2025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새로운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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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전환점

2025년 12월 현재, 한국의 에너지 산업은 전례없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2%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는 2024년 9.1%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동시에 원자력 발전 비중도 32.8%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통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투트랙’ 전략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한국의 에너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 가속화: 2025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새로운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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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KEPCO)의 2024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57.2TWh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용 전력 수요 회복과 함께 데이터센터,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전력 소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전의 송배전 부문에서는 스마트그리드 구축 투자가 2024년 1조 2,000억 원 규모로 확대되었으며, 이 중 60%가 재생에너지 연계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와 전남 지역의 해상풍력 단지 연계를 위한 해저케이블 설치 프로젝트만으로도 3,500억 원의 투자가 집행되고 있어, 한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한화솔루션은 2024년 태양광 모듈 생산량이 전년 대비 28% 증가한 8.2GW를 기록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4.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동사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2025년 상반기까지 2.5GW에서 4.1GW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 매출은 2024년 1-3분기 누적 4조 1,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도 8.2%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4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12.8GWh를 기록했으며, 이는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8.7%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그리드 스케일 ESS 프로젝트에 1.2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삼성SDI의 ESS 사업부 매출은 2024년 상반기 1조 8,9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1.2%를 차지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ESS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사는 2024년 ESS용 배터리 매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2조 3,400억 원을 기록했으며, 특히 유럽과 호주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가 주요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빅토리아주에 300MW/450MWh 규모의 대형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2025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또한 독일의 재생에너지 운영업체인 BayWa r.e.와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여 유럽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원자력 산업의 부활과 새로운 기회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부의 원자력 정책 정상화 방침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원자력 생태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으며,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해외 수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원자력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3.7% 증가한 4조 2,8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UAE 바라카 원전 4호기 준공과 체코 신규 원전 수주 활동 강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체코 정부가 진행하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서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향후 15조 원 규모의 대형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으며, 자체 SMR 모델인 ‘i-SMR’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사는 2024년 SMR 관련 연구개발비로 89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 중인 i-SMR은 출력 170MW급으로 설계되었으며, 2028년 표준설계인가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SMR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2.3% 성장하여 시장 규모가 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시장에서 15% 이상의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자력 연료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24년 자체 개발한 차세대 핵연료 ‘PLUS7’의 상용화를 통해 연료비 절감과 안전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PLUS7은 기존 핵연료 대비 연소도가 15% 향상되어 연료 교체 주기를 연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1,200억 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의 2024년 3분기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19.2TWh를 기록했으며, 이 중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9.7%로 안정적인 기저전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전력기술(KEPCO E&C)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1차 예비 입찰자로 선정되었으며, 이는 총 사업비 2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전체의 1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폴란드 정부와 진행 중인 원전 건설 협상도 2025년 상반기 중 최종 계약 체결이 예상되며, 이 역시 6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한국 원자력 산업의 해외 진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의 급속한 확산

한국의 전기차 시장이 2024년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1-10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89,7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자동차 신규 등록의 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러한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의 EV 시리즈가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68.2%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4년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42,851대를 기록했으며, 특히 아이오닉 5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30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가속화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현황은 총 285,432기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으며, 이 중 급속충전기는 24,891기로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충전 사업 자회사인 SK일렉링크는 2024년 급속충전기 설치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2,847기를 기록했으며, 특히 350kW 초고속 충전기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동사는 2025년까지 전국에 초고속 충전기 1,000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Battery Swapping) 사업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에이든(ADEN)은 2024년 국내 최초로 승용차용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서울 강남구에 개설했으며, 3분 이내에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방식은 중국의 NIO가 선도하고 있는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2,400여 개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이 운영 중이며,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8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든은 현대차와 배터리 교체 표준화 협력을 논의 중이며, 2025년 하반기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성일하이텍은 2024년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충북 청주에 준공했으며, 연간 3,000톤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이 공장에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95% 이상의 순도로 회수할 수 있으며, 회수된 소재는 새로운 배터리 제조에 재사용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4년 184억 달러에서 2030년 352억 달러로 연평균 1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LG화학은 2025년 상반기 경북 구미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는 연간 1만 톤의 폐배터리 처리가 가능한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정책적 목표를 넘어서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전기차 산업이 상호 연계되면서 새로운 가치사슬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결합되면서,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청정에너지 허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향후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SS, SMR,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한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확대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의 증가와 기술 개발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등의 요인들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025년은 한국 에너지 산업에 있어 전환의 가속화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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