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북한의 태양광 혁명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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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보고서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북한이 태양광 발전을 적극 활용하면서 접경 지역의 밤이 과거보다 상당히 밝아졌다는 내용인데요. 정은이 연구위원이 ‘평양! 지붕 위 태양빛으로 버티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는 지난 15년간 북중 국경에서 일어난 “밤의 빛 혁명”을 태양광 발전 확산의 결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의주, 만포, 혜산 등 주요 접경 도시에서 태양광 패널을 단 가로등이 도시 외곽까지 이어지고, 건물마다 에어컨 실외기가 곳곳에 설치된 모습이 위성 이미지로 확인된다고 하네요.

북한의 태양광 혁명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 주는 시사점
Photo by Anthony Cantin on Unsplash

사실 북한의 태양광 활용이 이 정도까지 확산됐다는 건 꽤 놀라운 일입니다. 2016년 이후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태양광 패널 등 관련 품목의 대중국 수입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성 이미지로는 공공시설과 군부대, 산업 현장에서까지 태양광 패널 설치가 확인되고 있거든요. 특히 철강, 조선, 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인 중공업을 제외하고는 화장품, 음료, 구두 등 경공업 분야와 조명, 제약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북한의 사례를 보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북한조차 전력난 해결을 위해 태양광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특히 사업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런 변화가 국내 기업들에게는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먼저 국내 태양광 시장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 태양광 설비용량은 약 25GW에 달하며,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화큐셀(독일 탈하임 소재), 현대에너지솔루션(서울 소재), LG에너지솔루션(서울 소재)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태양광 모듈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죠. 특히 한화큐셀의 경우 2023년 글로벌 태양광 모듈 출하량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며 약 8.2GW의 모듈을 공급했습니다.

북한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태양광이 단순히 주민들의 자구책을 넘어 당국의 에너지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국내 태양광 산업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데요. 개별 가정용 설치를 넘어서 산업용, 공공용 대규모 프로젝트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실제로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2024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해 8GW 규모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SK에너지(서울 소재)는 울산에 1.2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계획을 진행 중입니다.

사업적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태양광 확산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사합니다. 첫째로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의 가능성입니다. 북한처럼 중앙집중식 전력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태양광은 각 지역과 산업 현장에서 독립적인 전력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이런 분산형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산업단지나 대형 상업시설에서 자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력비를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둘째로는 에너지 자립도 향상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제재 상황에서도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처럼, 국내 기업들도 전력비 상승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수원 소재)는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으로 국내 사업장에서 약 18%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달성했습니다. SK하이닉스(이천 소재) 역시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죠.

국내 태양광 산업의 확장 전략과 기회

북한 사례를 통해 본 국내 태양광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몇 가지 핵심 영역에서 사업 기회가 보입니다. 먼저 산업용 태양광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됩니다. 북한에서 화장품, 음료, 구두 등 경공업 분야에서 태양광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제조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전력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태양광 발전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산업단지 내 태양광 설치 용량은 약 2.1GW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특히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산업단지에서의 증가폭이 두드러지는데요. 포스코(포항 소재)는 2024년부터 광양제철소에 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단계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했고, LG디스플레이(서울 소재)는 파주 사업장에 20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완공해 연간 약 50억원의 전력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확장 영역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의 결합입니다. 북한에서 야간 조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사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됐음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도 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ESS 누적 설치용량은 약 2.8GW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을 전년 대비 40%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삼성SDI(수원 소재)도 ESS 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투자를 검토 중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입니다. 북한처럼 기존 전력망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독립형 전력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에서도 비상시 전력 공급이나 도서지역, 산간지역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임을 시사합니다. 한국전력공사는 2025년까지 전국 30개 지역에 마이크로그리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간 약 1,200억원의 전력 인프라 투자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 관점에서도 북한 사례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태양광 기반의 분산형 전력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거든요. 한화큐셀은 이미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연간 약 3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1.7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 증설을 완료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창원 소재)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책적 지원과 시장 전망

북한의 태양광 확산이 당국의 에너지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6%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를 위해 태양광 설비용량을 현재 25GW에서 57.4GW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는 연평균 약 2.3GW씩 증설해야 한다는 의미로, 관련 산업에게는 상당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농촌 태양광과 수상 태양광 분야의 성장 잠재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부터 영농형 태양광 설치 지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연간 약 500MW 규모의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전국 댐과 저수지에 총 2.1GW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죠. 이런 정책적 지원은 국내 태양광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려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경쟁이 대표적인데요. 중국의 롱기솔라(시안 소재), JA솔라(상하이 소재), 트리나솔라(창저우 소재) 등 주요 업체들이 2023년 글로벌 태양광 모듈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과 품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죠.

또한 전력망 안정성 문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북한처럼 기존 전력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태양광의 간헐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내처럼 안정적인 전력망을 갖춘 상황에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관리가 핵심입니다. 한국전력거래소는 2024년부터 재생에너지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실시간 전력 수급 조절을 위한 ESS 활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태양광 혁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에너지 자립에 대한 절실함과 실용적 접근의 중요성인 것 같습니다. 제재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태양광을 통해 전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의 모습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에너지 비용 절감과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재생에너지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몇 년간 국내 태양광 시장은 산업용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기술력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연합뉴스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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