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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DAT 전략, 스트래티지 따라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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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의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 기업들이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성공 사례를 따라 디지털 애셋 트레저리(DAT) 모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스트래티지의 성공은 정말 눈부신데요, 2020년 15달러였던 주가가 올해 최고 543달러까지 올랐으니 36배 이상 상승한 셈입니다. 이런 성과를 보면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한국형 DAT 전략, 스트래티지 따라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너무 크다
Photo by Maxence Pira on Unsplash

하지만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10월 기준 64만250개인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96조원에 달합니다.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3%를 넘는 규모죠. 반면 국내에서 DAT 모델을 표방하는 파라택시스코리아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50개에 불과합니다.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취득 개수는 14.7개라고 하니, 이 격차가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납니다.

더 중요한 건 자금조달 능력의 차이입니다. 스트래티지는 올해만 420억달러(약 60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절반은 전환사채, 절반은 유상증자를 통해서 말이죠. 올해 중순에만 13억달러를 마련했다고 하니, 이런 규모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국내에 몇이나 될까요?

파라택시스코리아의 경우를 보면 200억원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에 그쳤습니다. 250억원으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인수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더욱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스트래티지가 수십조원대 자금을 동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죠.

미국과 한국, 시장 환경부터 다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시장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래티지의 성공은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만으로 설명되지 않거든요. 미국이라는 거대한 자본시장, 비트코인에 대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인식, 그리고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실제로 스트래티지는 2024년 12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되면서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죠.

국내 상황은 어떨까요?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사와 전문투자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긴 했지만, 아직 조달 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더 중요한 건 투자자들의 인식입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는 기업에 대해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해외서는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또 외부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지만 국내서는 이런 방식이 불가능하다”는 지적 말이죠. 자본시장의 유연성과 깊이가 다르다는 얘기인데, 이는 단순히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성향과 규모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주가 연동 효과입니다. DAT 모델의 핵심은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와 주가 상승의 선순환인데, 이게 국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스트래티지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레버리지 효과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같은 반응을 보일지는 확실하지 않거든요.

리스크 관리, 과연 가능할까

DAT 모델의 가장 큰 리스크는 변동성 노출입니다. 자산 대부분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면 가격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죠. 스트래티지도 최근 신용평가사 S&P로부터 정크본드에 해당하는 B- 등급을 받았습니다. 비트코인 보유량 과다, 사업 집중도, 낮은 달러 유동성이 리스크로 지적됐다고 하네요.

이런 리스크를 감안하면, 국내 기업들이 스트래티지와 똑같은 전략을 구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자금 규모와 리스크 감내 능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죠. 기사에서도 “본업을 계속 영위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매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게 현실적인 접근법인 것 같습니다.

사실 스트래티지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2020년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연간 매출이 5억달러(약 72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었고, 영업이익도 겨우 적자를 면하는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기업 가치가 급등하면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선순환 구조가 국내에서도 작동할지는 의문입니다. 우선 국내 증시의 규모와 유동성이 미국과 다르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아직 보수적인 편이거든요. 더구나 회계기준이나 제도적 환경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DAT 모델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라택시스코리아 외에도 비트맥스 등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해볼 만하죠. 다만 스트래티지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는 국내 환경에 맞는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업계 관계자가 말한 것처럼 “자체적인 재무건전성을 만들고 추가 성장 동력으로 DAT 모델을 차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접근이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본업의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방식 말이죠. 이렇게 하면 변동성 리스크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결국 한국형 DAT 전략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을 것 같습니다. 스트래티지의 화려한 성과에 현혹되지 말고, 국내 기업들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겠죠. 아직 도입 초반이니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News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면책 조항: 이 블로그는 뉴스 매체가 아니며, 작성된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투자 결정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이 글의 내용을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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