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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AWS가 엔비디아와 맞서는 이유 – AI 칩 우선권 확보 전쟁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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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계에서 정말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게인 AI 법'(Gain AI Act)을 지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건 단순한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AI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의 두 최대 고객이 오히려 엔비디아를 견제하는 법안을 지지한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죠.

MS와 AWS가 엔비디아와 맞서는 이유 - AI 칩 우선권 확보 전쟁의 진실
Photo by Markus Winkler on Unsplash

사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현재 AI 칩 시장의 구조를 봐야 합니다. 2025년 현재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는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H100과 최신 H200 칩의 경우 개당 2만 5천 달러에서 4만 달러까지 하는데,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MS와 AWS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이런 고성능 칩이 필수인데, 엔비디아가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칩을 공급하다 보니 미국 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죠.

게인 AI 법의 핵심은 칩 업체들이 중국과 무기 금수 대상 국가로 제품을 보내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MS, AWS, 구글,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사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반도체 칩에 우선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MS의 정책총괄 제리 페트렐라는 공개석상에서 이 법안을 강력히 지지했고, AWS도 상원 보좌진에 비공식적으로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Open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도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게 정말 복잡한 이해관계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MS는 Open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Azure 클라우드를 통해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AWS는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움(Trainium)과 인퍼렌시아(Inferentia)를 개발하면서도 여전히 엔비디아 칩에 의존하고 있죠. 2024년 4분기 기준으로 AWS는 AI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185% 증가했는데, 이런 성장을 지속하려면 안정적인 칩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엔비디아의 반박과 시장 현실

엔비디아 측의 입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 법안이 불필요하게 반도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며, 향후 더 많은 수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는 이미 칩이 충분하며, AI 산업의 주요 병목은 전력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2025년 현재 많은 데이터센터들이 전력 부족 문제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글의 경우 AI 워크로드로 인해 2024년 전력 소비가 전년 대비 48% 증가했고, MS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주장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칩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H200 칩의 경우 주문 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 규제를 피해 우회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있죠.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개발을 위해 대량으로 GPU를 구매하고 있고, 이것이 미국 기업들의 공급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엔비디아의 2024년 4분기 실적을 보면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476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나왔습니다. 중국향 수출이 제한되면서 H800, H20 같은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공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에게 중요한 수익원입니다. 2024년 기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20-25%가 중국 관련 매출로 추정되니까요.

근데 여기서 정말 흥미로운 건 구글과 메타의 침묵입니다. 이 두 회사는 아직 게인 AI 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들의 전략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글은 자체 AI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고, TPU v5p의 경우 특정 AI 워크로드에서 H100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 역시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장기 전략을 갖고 있죠.

글로벌 AI 경쟁의 새로운 양상

이런 상황은 글로벌 AI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단순히 기술 개발 경쟁을 넘어서 공급망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거죠. 중국의 경우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해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아센드(Ascend) 칩이나 바이두의 쿤룬(Kunlun) 칩 등이 그 예인데, 아직은 엔비디아 칩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만 빠르게 격차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한국 상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PU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3E는 엔비디아 H200 칩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한국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죠. 2024년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향 공급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주목할 만합니다. ‘AI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를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들은 상무부에 이미 칩 수출 감독 권한이 있어서 게인 AI 법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아직 이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그의 결정이 향후 AI 산업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AI 업계의 권력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가 AI 칩 공급을 통해 업계를 좌지우지했다면, 이제는 MS, AWS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거죠. 이들은 단순히 칩을 구매하는 고객이 아니라,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자신들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AWS는 2024년 자체 AI 칩 투자를 두 배로 늘렸고, MS는 AM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엔비디아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결합되면서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기술적 우위가 계속될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이번 게인 AI 법 지지는 MS와 AWS가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안정적인 칩 공급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거죠. 앞으로 이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지, 그리고 통과된다면 AI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AI 경쟁이 기술을 넘어서 정치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은 뉴스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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