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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텍사스에 몰리는 이유 – 구글 58조원 투자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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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텍사스에 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8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5년 11월 15일 현재, 이건 단순한 데이터센터 확장 이야기가 아닙니다. 빅테크 업계 전체가 텍사스로 몰리고 있는 현상의 일부인데요,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흥미로운 산업 지형 변화가 보입니다.

빅테크가 텍사스에 몰리는 이유 - 구글 58조원 투자의 진짜 의미
Photo by Igor Omilaev on Unsplash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함께 발표한 이번 투자 계획을 보면, 2027년까지 텍사스주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3곳을 신설한다고 합니다. 한 곳은 주 북단 팬핸들 평원의 암스트롱 카운티에, 두 곳은 주 서부 해스켈 카운티에 들어선다고 하네요. 특히 해스켈 카운티 데이터센터 중 하나는 신규 태양광·배터리 에너지 저장시설과 함께 구축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구글만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사를 보면 오픈AI가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첫 입지로도 텍사스를 선택했고, 메타도 텍사스에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라고 하네요. 마이크로소프트는 텍サ스에서 5년간 사용할 컴퓨팅 용량 확보를 위해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앤트로픽도 텍사스를 포함한 미국 내 데이터센터에 5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집중적인 투자가 일어나는 이유를 블룸버그는 “풍부한 토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 가격”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 사실 이건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AI 시대의 인프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보이거든요.

AI 시대의 전력 게임

2025년 현재 AI 모델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GPT-4, Claude 3.5, Gemini Ultra 같은 대형 언어 모델들을 훈련시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구글이 이번에 6천200MW 이상의 신규 ‘에너지 임팩트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6.2GW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 감이 안 오실 텐데, 이는 대략 원자력 발전소 6기 정도의 용량입니다.

텍사스의 매력은 단순히 전력이 저렴하다는 것 이상입니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주 중 하나이고, 특히 풍력 발전에서는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태양광 발전 용량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요. 구글이 해스켈 카운티 데이터센터를 태양광·배터리 저장시설과 함께 구축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압박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데이터센터 운영에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텍사스가 그런 조건을 가장 잘 갖춘 지역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고, 이번 텍사스 투자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정학적 고려사항과 트럼프 효과

기사 말미에 언급된 내용이 정말 중요한데요, 이런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도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부활과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줄이고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 구축하는 것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해졌어요. 2024년부터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의 AI 칩 수출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완전한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텍사스가 이런 전략적 고려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지리적으로 미국 중남부에 위치해 동서부 데이터센터들과의 연결성이 좋고, 자연재해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아요. 캘리포니아의 산불이나 플로리다의 허리케인 같은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거든요. 또한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펼치는 주로 유명해서, 규제 부담도 다른 주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애벗 주지사가 “구글이 400억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구글의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주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이는 텍사스 주정부가 빅테크 유치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실제로 텍사스는 법인세가 없고, 개인소득세도 없어서 기업과 인재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투자 집중이 과연 지속가능할까요?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우려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텍사스 전력망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요. 2021년 겨울 대정전 사태를 겪었던 텍사스로서는 전력 인프라의 안정성이 여전히 과제입니다. 또한 데이터센터들이 한 지역에 집중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커질 수도 있고요.

그래도 단기적으로는 이런 투자 집중 현상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구글이 발표한 400억 달러 투자가 2027년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향후 2-3년간은 텍사스가 미국 AI 인프라의 핵심 허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피차이 CEO가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하고, 대학생과 수습 기술자에게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 것처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리나라도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력 비용과 토지 확보 측면에서는 텍사스와 경쟁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대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허브 역할이나, 5G/6G 네트워크와의 연계성, 그리고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꾀해야 할 것 같아요. 실제로 네이버가 춘천에 구축한 GAK 데이터센터나 카카오의 안산 데이터센터 같은 사례들이 있긴 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아직 미국의 메가 데이터센터들과는 차이가 크거든요.

결국 이번 구글의 58조원 텍사스 투자는 AI 시대의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공간을 넘어서, AI 모델을 훈련하고 서비스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이를 둘러싼 국가간, 지역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이런 투자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네요.


이 글은 연합뉴스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면책 조항: 이 블로그는 뉴스 매체가 아니며, 작성된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투자 결정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이 글의 내용을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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