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AI 추론 시대의 게임체인저, HBF 메모리가 가져올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

Editor
1 min read

2025년 11월 현재, AI 산업이 실험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GPU의 연산 성능이 AI 시스템의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가 주목받고 있는데, 바로 HBF(High Bandwidth Flash)입니다.

AI 추론 시대의 게임체인저, HBF 메모리가 가져올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
Photo by L N on Unsplash

HBF는 단순히 새로운 메모리 기술이 아닙니다. DRAM과 낸드플래시의 경계를 허물며 대용량, 고속, 비휘발성이라는 AI 추론에 최적화된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 차세대 메모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GPT-4와 같은 대규모 AI 모델이 1조 8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지고 있고, 이를 추론하는 데 최대 3.6TB에 달하는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HBM3E의 최대 용량인 192GB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런 용량 제약 때문에 현재는 수십 개의 GPU를 병렬로 연결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데, HBF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로쓰리서치의 한용희 연구원은 “HBF는 HBM처럼 수직 적층 방식으로 고대역폭을 확보하면서도, 낸드플래시 기반의 비휘발성 특성으로 대용량 저장이 가능해 상시 기억이 필요한 AI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AI 서비스의 근본적인 사용자 경험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I 비서나 개인화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대화 내용이나 선호도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학습하려면 비휘발성 메모리가 필수적인데, 기존 HBM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특성 때문에 이런 서비스 구현에 한계가 있었거든요.

기술적 난제와 한국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

하지만 HBF 구현에는 두 가지 중요한 기술적 난제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낸드 적층 구조에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을 적용할 때 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낸드 채널을 병렬로 제어해야 하는 고성능 로직 다이(컨트롤러) 설계의 복잡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존 기술을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흥미롭게도 한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TSV를 아예 제거하고 칩 외곽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VFO(Via-Free Overpass)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기존 TSV 방식의 수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법으로 보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FinFET 기반의 고성능 로직 다이 설계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두 번째 난제인 복잡한 컨트롤러 설계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기술적 접근 방식의 차이는 향후 HBF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의 VFO 기술이 성공한다면 제조 비용과 수율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고, 삼성전자의 FinFET 기반 로직 다이가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면 고성능 AI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런 기술 발전이 2026년부터 본격화될 400단 낸드 공정과 맞물려 있다는 것입니다. 400단 적층은 현재 상용화된 200단대 낸드 플래시보다 두 배 높은 적층 수준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밀한 식각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식각액을 공급하는 솔브레인(본사: 대전, 한국)이 주요 수혜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미칠 파급 효과

HBF 기술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메모리 제품의 출시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본사: 캘리포니아, 미국)의 GPU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HBF와 같은 메모리 중심 아키텍처가 본격화되면 시장 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AI 추론 작업에서는 연산 성능보다 메모리 성능이 더 중요한 병목 지점이 되고 있어, 메모리 기술의 혁신이 전체 AI 시스템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거든요.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합니다. 그동안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퀄컴(본사: 캘리포니아, 미국), 브로드컴(본사: 캘리포니아, 미국) 등 미국 기업들이, GPU 분야에서는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왔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DRAM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HBF와 같은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2025년 현재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약 15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HBF가 본격 상용화되면 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AI 추론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HBM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HBF의 시장 잠재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술적 복잡성과 제조 난이도를 고려하면, HBF의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수율 문제와 컨트롤러 설계의 복잡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거든요. 하지만 AI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대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이런 기술적 난제들이 해결되는 순간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HBF 기술이 단순히 메모리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AI 서비스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현재 ChatGPT나 Claude 같은 AI 서비스들이 대화 맥락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결국 메모리 제약 때문인데, HBF가 상용화되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지속적인 AI 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한 엣지 AI 디바이스에서도 HBF의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디바이스에서 대용량 AI 모델을 직접 구동하려면 현재로는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조합해야 하는데, HBF 하나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디바이스의 소형화와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HBF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DRAM-HBM-NAND를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메모리 아키텍처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추론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와 함께 메모리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시작된 지금, HBF는 GPU에 이어 AI 산업의 차세대 성장을 이끌 핵심 기술로 주목받을 만합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글로벌 AI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뉴시스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면책 조항: 이 블로그는 뉴스 매체가 아니며, 작성된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투자 결정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이 글의 내용을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ditor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