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은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 전례 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2024년 85억 달러에서 2025년 120억 달러로 41%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전통적인 신약개발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특히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약물 발견(Drug Discovery) 플랫폼들이 신약개발 기간을 기존 10-15년에서 5-7년으로 단축시키면서, 제약업계의 R&D 투자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발표한 ‘K-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까지 AI 기반 바이오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 AI 활용이 가장 활발한 영역은 신약 타겟 발굴과 화합물 최적화 단계다.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Recursion Pharmaceuticals는 자사의 AI 플랫폼을 통해 매주 200만 개 이상의 생물학적 실험을 자동화하여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견한 신약 후보물질 중 15개가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다. 영국의 Exscientia는 AI를 활용해 개발한 DSP-1181이라는 강박장애 치료제가 2024년 임상 2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30% 향상된 효능을 보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신약개발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바이오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선도적인 AI 도입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인천 송도에 본사를 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하반기 자체 개발한 ‘Bio-AI Platform’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최적화에 AI를 본격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세포배양 조건, 정제 공정, 품질관리 등 생산 전 단계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여 수율을 평균 15%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4공장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위탁생산(CMO) 프로젝트에서 AI 기반 공정 관리를 통해 생산 시간을 20% 단축시키면서,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AI 기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인천에 본사를 둔 셀트리온은 2025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CT-P16’ 개발 과정에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원료의약품의 구조 분석과 생산 공정 최적화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개발 기간을 18개월 단축시켰으며, 임상시험에서 원래 의약품 대비 98.5%의 동등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13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개 제품의 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정밀의료와 개인맞춤형 치료의 AI 혁신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 AI의 또 다른 핵심 적용 영역은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와 개인맞춤형 치료다. 글로벌 정밀의료 시장은 2024년 1,050억 달러에서 2025년 1,280억 달러로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AI 기반 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45%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유전체 분석, 바이오마커 발굴, 치료 반응 예측 등의 영역에서 AI의 활용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일루미나(Illumina)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플랫폼과 AI 분석 도구를 결합한 솔루션들이 전 세계 주요 병원과 연구기관에서 도입되고 있으며, 한 번의 분석으로 3만개 유전자를 48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AI 기반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유한양행은 2024년 자회사 유한메디카를 통해 ‘Y-Precision’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환자의 유전정보, 임상데이터, 생활패턴 등을 종합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AI 시스템으로, 현재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5개 주요 병원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항암제 치료 영역에서 환자별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85%에 달하면서,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스위스의 로슈(Roche)가 AI 기반 개인맞춤형 치료 분야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슈는 자회사 파운데이션 메디신(Foundation Medicine)을 통해 종합적 유전체 프로파일링(CG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 세계 50개국에서 월 10만 건의 유전체 분석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로슈의 항암제 ‘테센트릭(Tecentriq)’과 ‘허셉틴(Herceptin)’ 등의 처방 최적화에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환자별 치료 반응률을 30-40%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연간 약 15억 달러의 추가 매출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존슨앤존슨(J&J)은 자회사 얀센(Janssen)을 통해 AI 기반 임상시험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J&J는 2024년 IB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Clinical Trial Optimization Platform’을 활용하여 임상시험 환자 모집 기간을 평균 40% 단축시키고 있다. 이 플랫폼은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분석하여 임상시험 적격 환자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지역별 환자 분포를 예측하여 최적의 임상시험 센터를 선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J&J의 전체 임상시험 중 65%가 이 AI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5억 달러의 R&D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바이오제조와 품질관리의 스마트화
바이오의약품 제조 분야에서도 AI 기술의 도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복잡한 생물학적 공정으로 인해 품질 변동성이 높고 수율 예측이 어려웠지만, AI와 IoT 센서를 결합한 스마트 바이오팩토리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제조 시장에서 AI 솔루션의 비중은 2024년 8%에서 2025년 15%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약 4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의미한다. 특히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예측적 유지보수, 자동화된 품질관리 등의 영역에서 AI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개 공장은 모두 AI 기반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총 36만 리터의 생산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4공장에서는 세포배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천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배양 조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배치(Batch)별 수율 변동성을 기존 ±15%에서 ±5% 이내로 줄였으며, 전체 생산 효율성을 25%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스위스의 노바티스(Novartis)가 AI 기반 바이오제조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노바티스는 2023년부터 자사의 모든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에 ‘Manufacturing Intelligence Platform’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 공정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하여 가상환경에서 공정 최적화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공정 이상 징후를 평균 6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 중단 시간을 60% 줄이고 연간 약 3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미국의 화이자(Pfizer)는 코로나19 백신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AI 기반 백신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화이자는 벨기에 푸르스(Puurs) 공장과 미국 칼라마주(Kalamazoo) 공장에서 mRNA 백신 생산 공정에 AI를 도입하여 품질관리 자동화를 실현했다. 특히 mRNA의 완전성(Integrity) 검사와 지질 나노입자(LNP)의 크기 분포 분석을 AI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하여 검사 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시켰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이자는 2025년 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생산에도 동일한 AI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에서 AI 도입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규제 환경의 복잡성과 데이터 품질 확보다. 미국 FDA는 2024년 ‘AI/ML-Based Software as Medical Device (SaMD) Guidance’를 발표하여 AI 기반 의료기기의 승인 절차를 명확히 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AI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AI 알고리즘의 블랙박스 특성으로 인해 의사결정 과정의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25년부터 시행되는 AI Act에 따라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바이오기업들은 규제 준수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 품질과 표준화 문제도 AI 도입의 주요 장벽 중 하나다.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다양한 형태와 형식을 가지고 있어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서로 다른 장비와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는 2024년 ‘ICH M12 가이드라인’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데이터의 표준화 방안을 제시했으며, 주요 제약회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AI 기반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는 2025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은 2024년 AI 바이오 스타트업에 총 18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약 발견,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정부의 K-바이오 정책과 민간 투자가 결합되어 관련 기업들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24년 매출 3조 5천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 성장했고, AI 기반 서비스 확대로 2025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향후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에서 AI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 분석, 합성생물학, 세포치료제 개발 등의 신규 분야에서 AI의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양자컴퓨팅과 AI의 결합을 통한 분자 시뮬레이션,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의 확산, 그리고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을 통한 개인맞춤형 치료의 고도화 등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