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생물학의 상업화 가속화
2026년 1월 현재, 합성생물학은 더 이상 실험실의 개념적 기술이 아닌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합성생물학 시장은 2025년 기준 340억 달러에서 2026년 425억 달러로 25% 성장했으며, 이는 전통적인 바이오테크 산업의 평균 성장률 1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순한 연구개발 투자가 아닌 실제 제품 출시와 상업적 성공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 소재 Ginkgo Bioworks는 2025년 4분기 매출 1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을 달성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맞춤형 미생물 플랫폼은 현재 75개 이상의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의약품, 화학물질, 향료, 농업 분야에서 다양한 응용 제품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자동화 생산 시설은 기존 대비 10배 빠른 속도로 맞춤형 미생물을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어, 고객사들의 제품 출시 기간을 평균 18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시켰다.
한국에서도 합성생물학 붐이 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9월 합성생물학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고, 인천 송도에 200억 원 규모의 합성생물학 연구개발 센터 건설을 발표했다. 이 센터는 2026년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자동화된 DNA 합성 및 미생물 배양 시설을 갖춰 연간 1,000종 이상의 맞춤형 생물학적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대표는 “합성생물학이 차세대 바이오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합성생물학 사업에서 연매출 5천억 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기술적 혁신과 비용 절감 효과
합성생물학의 급성장 배경에는 DNA 합성 비용의 급격한 하락이 있다. 2020년 DNA 염기쌍당 평균 0.09달러였던 합성 비용이 2026년 현재 0.02달러로 75% 이상 감소했다. 캘리포니아 기반 Twist Bioscience의 혁신적인 실리콘 기반 DNA 합성 플랫폼이 이러한 비용 절감을 주도했다. 이 회사는 2025년 4분기 DNA 합성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0%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특히 제약회사들의 대량 주문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합성생물학이 주로 대장균이나 효모와 같은 단순한 미생물을 활용했다면, 2026년 현재는 포유동물 세포, 식물 세포, 심지어 인공적으로 설계된 하이브리드 세포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생물학적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스위스 Novartis의 합성생물학 부문은 2025년 12월 인공 설계된 T세포를 활용한 차세대 CAR-T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기존 치료제 대비 생산 비용을 6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의 접목도 합성생물학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LabGenius는 자사의 AI 기반 단백질 설계 플랫폼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 발견 시간을 기존 3-5년에서 6-12개월로 단축시켰다. 이 플랫폼은 2025년 한 해 동안 47개의 새로운 치료용 단백질을 설계했으며, 이 중 12개가 현재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단백질이 기존 방식으로는 설계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LG화학도 합성생물학 분야에 본격 진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2025년 10월 LG화학은 미국 신시내티에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 화학물질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2027년 가동 예정으로, 연간 5만 톤의 바이오 기반 화학 원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합성생물학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 대비 탄소 배출을 70% 줄일 수 있으며, 생산 비용도 20%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업 분야에서도 합성생물학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Pivot Bio는 합성생물학으로 개발한 질소 고정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 시장에서 2025년 매출 2억 8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로, 기존 화학 비료 대비 20% 낮은 가격과 30% 높은 효율성이 농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미국 중서부 옥수수 농가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캐나다와 브라질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소재 산업에서의 응용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DSM은 합성생물학으로 생산한 바이오 기반 나일론 원료의 상업 생산을 2025년 4분기부터 시작했다. 이 제품은 기존 석유 기반 나일론과 동일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50%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패션 브랜드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Adidas, Nike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이 소재를 활용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투자 동향과 시장 전망
벤처캐피털과 기업들의 합성생물학 투자가 2025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PwC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합성생물학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87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Series B 이후 후기 단계 투자가 전체의 65%를 차지해,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상업화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대형 투자 사례로는 2025년 11월 캘리포니아 기반 Zymergen의 후속 회사인 Asimov가 Series C 라운드에서 4억 5천만 달러를 조달한 것이 있다. 이 회사는 합성생물학 설계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하여 맞춤형 미생물 개발 시간을 기존 12-18개월에서 2-3개월로 단축시켰다. 투자를 주도한 Andreessen Horowitz의 파트너는 “Asimov의 플랫폼이 합성생물학을 진정한 엔지니어링 분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12월 ‘K-바이오 합성생물학 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정부 투자를 약속했다. 이 전략에는 KAIST, 포스텍 등 주요 대학에 합성생물학 특화 연구센터 설립, 규제 샌드박스 확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의 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상용화와 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들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합성생물학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 바이오경제 발전계획’에서 합성생물학을 핵심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1,500억 위안(약 210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상하이와 선전에 대규모 합성생물학 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되었으며, 2026년 하반기 첫 번째 단지가 완공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합성생물학이 향후 5년간 바이오테크 산업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cKinsey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합성생물학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2030년까지 연간 1조 2천억 달러에서 3조 6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GDP의 1.2-3.6%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의약품(30%), 농업(25%), 소재(20%), 에너지(15%)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급성장과 함께 우려사항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다.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합성생물학 제품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가 없어, 기업들이 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FDA는 2025년 9월 합성생물학 제품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지만, 최종 승인까지는 최소 2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유럽연합도 비슷한 상황으로, 각국마다 다른 규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전략 수립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기술적 한계와 안전성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합성생물학으로 개발된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환경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는 자율적인 안전 기준 수립과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와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종합적인 안전성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재 부족 문제도 업계의 지속적인 고민거리다. 합성생물학은 생물학, 화학, 공학,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야 하는 학제간 분야로, 이러한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합성생물학 분야 구인 공고 대비 지원자 비율이 1:0.3에 불과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대학들이 합성생물학 전문 학위 과정을 신설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대규모 교육 프로그램과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6년 합성생물학 산업은 기술적 성숙도와 상업적 성공 사례의 증가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초기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서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 시작한 합성생물학 기업들이 향후 바이오테크 생태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기존 전문 분야별 바이오테크 기업들과는 다른 성장 궤도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에게는 기술력과 상용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본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