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BDC 경쟁 가속화와 블록체인 기술 혁신
2025년 12월 현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분야는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30개국 이상이 CBDC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36개국이 실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는 2025년 11월 기준 누적 거래액이 7조 위안(약 1조 달러)을 돌파하며, CBDC의 실용성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5년 하반기부터 디지털원화 파일럿 프로그램 2단계를 본격 가동하며,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서울 소재)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5년 3분기 블록체인 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2,340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서울 소재) 역시 통신 네트워크 기반의 CBDC 지원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며, 디지털 신원 인증 솔루션과 연계한 종합적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CBDC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2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8.3%로 성장하여 3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기존 결제 시스템의 비효율성 해소, 금융 포용성 확대,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려는 중앙은행들의 전략적 판단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거래 수요가 급증하면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기술적 혁신과 경쟁 구조 분석
CBDC 구현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은 전통적인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중앙은행들은 프라이빗 또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선호하며, 초당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확장성과 규제 준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는 2층 구조(Two-tier System)를 채택하여,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간의 도매 거래와 일반 소비자 간의 소매 거래를 분리하여 처리한다. 이 시스템은 현재 초당 3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는 2025년 10월부터 본격적인 기술 검증 단계에 진입했으며, 프라이버시 보호와 오프라인 거래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ECB는 디지털 유로가 현금의 디지털 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제한적 익명성(Limited Anonymity)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의 SAP(발도르프 소재)와 네덜란드의 ING 그룹(암스테르담 소재)이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행의 디지털 엔화 연구는 2025년 하반기부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소니(도쿄 소재)와 미쓰비시UFJ은행(도쿄 소재)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의 접근 방식은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최우선으로 하며, 블록체인 기술보다는 중앙집중식 데이터베이스와 암호화 기술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호하고 있다.
카카오(제주 소재)는 2025년 상반기 카카오페이를 통한 CBDC 연동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지갑 솔루션에 대한 특허를 15건 출원했다. 카카오의 월간 활성 사용자 4,700만 명이라는 거대한 사용자 기반은 CBDC의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 CNS(서울 소재)는 금융권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2025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특히 보안성과 확장성을 강화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 ‘Monachain’을 통해 CBDC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5년 9월 발표한 FedNow 시스템의 성공적 운영을 바탕으로 디지털 달러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Project Hamilton’은 초당 17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달성했으며, 이는 비자(Visa) 네트워크의 평균 처리량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이 주도하는 mCBDC Bridge 프로젝트에는 홍콩, 태국,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이 참여하여 국경 간 CBDC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이 시스템을 통한 시범 거래 규모는 총 22억 달러에 달하며, 기존 국제 송금 대비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고 거래 시간을 수 시간에서 수 분으로 단축시키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함께 CBDC 분야에서는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책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의 발전으로 기존 암호화 기술의 취약성이 우려되면서,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적용이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2024년 표준화한 양자 내성 암호 알고리즘들이 CBDC 시스템에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10-15년간 CBDC의 보안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시장 분석가들은 CBDC의 성공 여부가 기술적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생태계 구축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빠른 확산을 보이는 이유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기존 모바일 결제 생태계와의 원활한 연동,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 때문이다. 반면 서구 선진국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금융 프라이버시에 대한 시민 사회의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CBDC 관련 블록체인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2025년 들어 크게 상승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35.2배로, 전통적인 IT 서비스 기업들의 평균 18.4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CBDC 인프라 구축 경험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2025년 연초 대비 평균 42% 상승했다. 벤처캐피털들의 블록체인 분야 투자도 활발하여, 2025년 1-11월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규제 환경 측면에서는 각국 정부들이 CBDC 도입을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5년 6월 국회에서 통과된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CBDC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발행과 유통에 관한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유럽연합은 2025년 10월 ‘Digital Euro Act’를 최종 승인하여 디지털 유로의 발행 권한과 프라이버시 보호 규정을 법제화했다. 이러한 규제 명확성은 민간 부문의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CBDC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은행 중개 기능의 약화와 금융 안정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다. CBDC가 널리 사용될 경우 일반 시민들이 상업은행 예금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CBDC 보유 한도 설정과 이자율 차별화 등의 정책 도구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미래 전망과 투자 기회
2025년 말 현재 CBDC 분야는 기술적 성숙도가 크게 향상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GDP의 24%에 해당하는 경제권에서 CBDC가 정식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15억 명의 인구가 CBDC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CBDC 도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이 선도 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적 혁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융합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AI 기반 사기 탐지 시스템, 실시간 위험 평가,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 등이 CBDC 생태계에 통합되면서 사용자 경험과 보안성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과의 연계를 통한 자동화된 소액 결제 시스템도 주목받는 분야다. 자율주행차의 주차비 자동 결제, 스마트 홈 기기의 전력 사용료 실시간 정산 등이 CBDC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도 CBDC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높은 에너지 소비량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CBDC는 에너지 효율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기존 은행 시스템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70% 이상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각국 정부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CBDC 관련 투자 기회는 인프라 구축, 보안 솔루션,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부가 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을 위한 CBDC 기반 금융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계층들이 CBDC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 포용성 확대라는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CBDC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도 향상, 규제 환경의 명확화,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맞물리면서 CBDC 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5년간 이 분야는 연평균 25%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술 혁신과 시장 기회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투자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술적 복잡성, 규제 불확실성, 그리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충돌 가능성 등의 위험 요소들을 신중히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결정 시 추가적인 분석과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