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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글로벌 경쟁: 2025년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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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CBDC) 개발 경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중앙은행의 93%가 CBDC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24개국이 이미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e-CNY)은 누적 거래액이 1,800억 위안(약 250억 달러)을 돌파하며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글로벌 금융 패권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적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글로벌 경쟁: 2025년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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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CBDC의 급속한 확산은 관련 기업들의 사업 기회를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한국의 삼성SDS(서울 본사)는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핵심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며, 분산원장 기술과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3분기 블록체인 사업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8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 CNS(서울 본사) 역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Monachain’을 통해 국내외 CBDC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블록체인 관련 수주가 1,2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CBDC 시장의 기술적 분화와 경쟁 구도

현재 글로벌 CBDC 시장은 기술 아키텍처와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모델로 분화되고 있다. 첫 번째는 중국이 채택한 ‘이중 계층 시스템’으로,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을 통해 디지털 화폐를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유럽중앙은행이 검토 중인 ‘직접 발행 모델’로, 중앙은행이 개인과 기업에게 직접 디지털 화폐를 제공하는 구조다. 세 번째는 일본과 영국이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존 금융 인프라와의 호환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CBDC 프로젝트는 허가형 블록체인(Permissioned Blockchain)을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달리, 중앙은행이 네트워크 참여자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초당 3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주며, 이는 기존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의 디지털 유로는 개인정보 보호에 더 중점을 두어, 오프라인 거래 시에도 익명성을 보장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기업들의 기술 혁신은 활발하다. IBM(뉴욕 본사)은 ‘IBM Blockchain Platform’을 통해 전 세계 15개 중앙은행의 CBDC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5년 블록체인 관련 매출이 2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는 Azure 클라우드 기반의 CBDC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며, 특히 개발도상국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는 2025년 상반기에만 12개국과 CBDC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한국은행이 2021년부터 시작한 CBDC 파일럿 테스트가 2025년 3단계에 진입하면서 실제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서울 본사)은 통신사 특화 기술인 5G 네트워크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을 개발해 CBDC의 보안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기술은 양자암호 통신을 활용해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거래 환경을 구현하며, 한국은행은 이를 세계 최초의 ‘양자 보안 CBDC’로 명명하고 있다.

시장 영향과 기업별 전략적 대응

CBDC의 확산은 기존 금융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맥킨지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CBDC 시장 규모는 2,1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아시아 지역이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2025년 말까지 일일 거래량이 100억 위안(약 14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중국 소매 결제 시장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다각도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SDS는 2024년 12월 싱가포르에 ‘아시아 블록체인 센터’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CBDC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회사는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이슬람 금융 특화 CBDC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이는 전 세계 18억 무슬림 인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S의 이재용 블록체인 사업부장은 “CBDC는 단순한 디지털 화폐가 아닌, 각국의 경제 정책과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LG CNS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으로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Monachain’은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에 특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서로 다른 CBDC 간의 교환과 결제를 원활하게 지원한다. 이는 국경 간 거래가 빈번한 유럽연합 지역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은 LG CNS와 함께 ‘크로스 보더 CBDC’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규모는 5억 유로에 달하며, 성공할 경우 LG CNS는 유럽 전체 CBDC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차원에서 IBM의 전략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에 집중되어 있다. 회사는 단순히 CBDC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중앙은행의 전체적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IBM의 ‘Hyperledger Fabric’ 기반 CBDC 솔루션은 초당 10만 건 이상의 거래 처리가 가능하며, 99.99%의 시스템 가용성을 보장한다. 나이지리아의 e-Naira, 바하마의 Sand Dollar 등 이미 상용화된 CBDC 프로젝트 대부분이 IBM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회사는 2026년까지 50개국 이상의 CBDC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 방식은 클라우드 인프라에 기반한 ‘CBDC-as-a-Service’ 모델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Azure 클라우드를 통한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가나, 우루과이, 캄보디아 등 12개국이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CBDC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월 평균 서비스 이용료는 국가당 5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2025년 하반기 ‘인공지능 기반 CBDC 관리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 통신업계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은 5G와 블록체인의 융합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CBDC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한 ‘5G-Blockchain Integrated Platform’은 실시간 대용량 거래 처리가 가능한 차세대 CBDC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IoT 기기 간의 자동 결제 시스템에 특화되어 있어, 자율주행차의 주차비 결제, 스마트 홈의 전력료 자동 정산 등 미래형 결제 시나리오를 현실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5년 10월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자동차 CBDC 결제 시스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발전은 ‘제로 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의 CBDC 적용이다. 이 기술은 거래 당사자의 신원이나 거래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어, CBDC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에서 이 기술이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초기 테스트 결과 기존 대비 거래 처리 속도는 20% 향상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수준은 90% 이상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CBDC 경쟁에서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상호 운용성’, ‘확장성’, ‘보안성’을 꼽고 있다. 딜로이트의 글로벌 블록체인 책임자인 린다 파우슨은 “2025년은 CBDC가 개념 증명 단계를 넘어 실제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기술 기업들의 전략적 포지셔닝이 향후 10년간 블록체인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CBDC 관련 기업 투자는 2024년 대비 340% 증가한 18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60%가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규제 환경의 변화도 시장 동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5년 6월 ‘Digital Euro Act’를 통과시키며 디지털 유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했고, 미국 역시 연방 차원의 CBDC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은 2025년 9월 ‘디지털 화폐 특별법’을 제정하며 CBDC 상용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구체화는 기업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장기적인 사업 계획 수립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CBDC 시장의 성장은 기존 핀테크 생태계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CBDC와의 연동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CBDC 월렛 서비스’, ‘CBDC 기반 마이크로 대출’, ‘CBDC 자산 관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이러한 CBDC 생태계 서비스 시장이 2030년까지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CBDC 개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국가들의 성과를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강력한 정부 주도 하에 빠른 확산을 이루고 있지만, 국제적 호환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은 다소 느린 진행 속도를 보이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국제 표준 준수에 중점을 두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일본은 기술적 완성도와 실용성의 균형을 추구하며, 아시아 지역의 CBDC 허브 역할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CBDC 관련 기업들의 주가 성과는 2025년 들어 매우 긍정적이다. 삼성SDS는 연초 대비 67% 상승했으며, LG CNS는 54% 증가했다. SK텔레콤의 경우 통신주 전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사업 부문의 성장 기대감으로 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IBM이 32%, 마이크로소프트가 28% 상승하며 CBDC 테마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블록체인 전문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쿠퍼는 “CBDC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이미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면, 2026년은 CBDC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이 국경 간 거래에 본격 사용되기 시작할 것이며, 유럽의 디지털 유로도 시범 서비스를 넘어 정식 런칭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역시 2026년 하반기 CBDC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글로벌 CBDC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관련 기업들에게 전례 없는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동시에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화폐 혁명이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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