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중심의 블록체인 시장 재편
2025년 11월 현재,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은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기술 관련 지출은 2025년 6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68.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장이 더 이상 암호화폐 투기나 NFT 열풍에 의존하지 않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용 솔루션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블록체인 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5년 블록체인 기술 발전 현황’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24년 1조 2,300억 원에서 2025년 1조 8,700억 원으로 51.8%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공급망 관리, 금융 서비스, 정부 행정 분야가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하며, 실용적 응용 분야의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삼성SDS(본사: 서울)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동사는 2025년 상반기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Nexledger’를 통해 국내외 120여 개 기업에 공급망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32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사항 강화로 원재료 추적과 탄소 발자국 관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SDS의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LG CNS(본사: 서울) 역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인증 서비스 ‘Monachain’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사는 2025년 들어 정부 기관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신원 관리 프로젝트를 15건 이상 수주하며, 관련 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80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해 안전한 신원 인증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LG CNS의 성장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금융 혁신
2025년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 중 하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과 도입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30개 중앙은행 중 94%가 CBDC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24개국이 실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누적 거래액이 1,750억 위안(약 35조 원)을 돌파하며 실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2025년 말 디지털 유로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행도 디지털 원화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CBDC 기술 검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진행된 시범 운영에서 초당 2,000건의 거래 처리가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 대비 평균 거래 수수료를 67%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026년 본격적인 CBDC 도입을 위해 시중은행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에 총 48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 기관들도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JPMorgan Chase(본사: 뉴욕)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JPM Coin’을 통해 2025년 현재까지 일일 평균 130억 달러의 기관간 결제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80% 증가한 수치다. 동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서비스를 통해 기존 SWIFT 시스템 대비 거래 처리 시간을 95% 단축하고 수수료를 평균 40% 절감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IBM(본사: 뉴욕)은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 플랫폼 ‘IBM Food Trust’를 통해 월마트,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식품 기업들에 공급망 투명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5년 현재 75개국 2,400여 개 기업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식품 안전 사고 발생 시 원인 추적 시간을 기존 7일에서 2.2초로 단축하는 혁신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IBM의 블록체인 사업 부문은 2025년 상반기에만 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했다.
Oracle(본사: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도 블록체인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동사의 ‘Oracle Blockchain Platform’은 2025년 들어 제조업, 물류업,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890개 기업을 기록했다. 특히 의료 데이터 관리와 약품 위조 방지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관련 매출이 분기별 평균 35% 성장하고 있다.
기술적 성숙도와 미래 전망
2025년 블록체인 기술은 확장성(Scalabil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이더리움 2.0의 완전 구현으로 초당 거래 처리량이 기존 15건에서 100,000건으로 대폭 향상되었으며, 에너지 소비량은 99.95% 감소했다. 또한 레이어 2 솔루션들의 성숙으로 가스비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되어 실용적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
상호운용성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코스모스(Cosmos), 폴카닷(Polkadot), 아발란체(Avalanche) 등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의 발전으로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자산 전송과 데이터 공유가 원활해졌다. 특히 2025년 상반기 출시된 ‘인터체인 보안 프로토콜’은 크로스체인 거래의 보안성을 기존 대비 340% 향상시키며, 기업들의 멀티체인 전략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규제 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가 2025년 완전 시행되면서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도 연방 차원의 포괄적 디지털자산 규제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한국 역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들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어,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5년을 블록체인 산업의 ‘실용화 원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7%가 블록체인 기술을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통합했거나 통합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2024년 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급망 관리, 디지털 신원 인증, 스마트 계약 자동화 분야에서 실질적인 ROI(투자수익률)를 창출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한 진입 장벽이 높고,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 문제가 기업들의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전문 인력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국내 블록체인 개발자 수요는 공급 대비 2.7배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블록체인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5,000명의 블록체인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2025년 블록체인 시장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더 이상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보다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실증된 시장 수요를 가진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액은 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지만, 개별 투자 규모는 평균 1,200만 달러로 42% 증가해 질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블록체인 산업은 특화된 영역에서의 깊이 있는 발전과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가치 창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탄소 배출권 거래,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경제 등 새로운 디지털 경제 영역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2025년은 블록체인이 혁신적 기술에서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본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