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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재편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2025년 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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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배터리 저장 시스템 시장의 현주소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전력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전 세계 BESS 시장 규모는 2025년 8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설치 용량 기준으로 2024년 42GWh에서 2025년 61GWh로 45%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은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 현대화 요구, 그리고 각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재편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2025년 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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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력 업계의 절실한 필요에서 나온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3,870GW를 기록했으며, 이 중 태양광이 1,419GW, 풍력이 906GW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재생에너지원의 불안정한 출력 특성으로 인해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고, BESS가 이를 해결할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030년까지 전력망 안정성 유지를 위해 최소 100GWh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역별 시장 분석을 살펴보면,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2024년 BESS 신규 설치 용량은 22.6GWh로 전 세계의 54%를 차지했으며, 이는 미국(8.9GWh)과 유럽(6.8GWh)을 크게 앞선 수치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대규모 제조 인프라,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터리 비용이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25년 신형 전력 시스템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BESS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BESS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전체 BESS 시장의 82%를 점유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NCM) 배터리 대비 안전성과 수명이 뛰어나고 비용도 25% 저렴해 대용량 저장 시스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NEF(BNEF) 분석에 따르면, LFP 배터리 팩 가격은 2024년 kWh당 95달러로 하락했으며, 2025년에는 8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BESS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크게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중일 배터리 기업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

BESS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한국, 중국, 일본 배터리 제조업체들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의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BESS용 배터리 공급량의 43%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ATL의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은 500GWh에 달하며, 이 중 30%가 ESS(Energy Storage System)용으로 할당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말까지 ESS 전용 생산 라인을 추가로 150GWh 확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의 또 다른 강자인 BYD는 독특한 수직계열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BYD는 배터리 셀부터 시스템 통합까지 전 과정을 자체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의 BESS 사업 부문 매출은 2024년 8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은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20% 향상시키면서도 안전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품질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차세대 고체 전해질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연간 1조 2,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에너지 밀도가 40% 높고 화재 위험이 현저히 낮아 BESS 적용 시 획기적인 성능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SDI의 2024년 ESS 매출은 4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성장했으며,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미시간주에 연산 35GWh 규모의 ESS 전용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도 연산 25GWh의 ESS용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기술로 평가받으며, 유럽과 북미 고급 BESS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NCM9 배터리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인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대비 15% 향상되었으며, 동일한 저장 용량 대비 설치 공간을 20% 절약할 수 있다. 이는 토지 비용이 높은 선진국 시장에서 특히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024년 ESS 부문 매출은 2조 8,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시장 세분화와 새로운 기회 영역

BESS 시장은 용도별로 다양한 세그먼트로 분화되고 있으며, 각 분야마다 고유한 성장 동력과 기술 요구사항을 보이고 있다. 유틸리티 규모(Utility-scale) BESS가 전체 시장의 7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는 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연계된 대용량 저장 시스템으로, 단일 프로젝트 규모가 100MWh에서 1GWh에 이르는 메가 프로젝트들이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모스 랜딩(Moss Landing) BESS 프로젝트는 3GWh 용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이러한 대형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상업용 및 산업용(C&I) BESS 시장도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의 2024년 설치 용량은 8.2GWh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14.5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전력 요금 절감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BESS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산업용 전력 요금이 kWh당 평균 142원으로 상승하면서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줄이고 저렴한 야간 전력을 저장해 활용하는 Peak Shaving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거용 BESS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이지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주거용 BESS 설치량은 2024년 2.8GWh에서 2025년 4.1GWh로 46% 증가할 전망이다. 독일과 호주가 주거용 BESS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은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가정용 저장 시스템 보급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테슬라의 파워월(Powerwall)이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13.5kWh 용량에 1만 1,500달러의 가격으로 시장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연계된 BESS 시장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속 충전소의 전력 수요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SS를 활용한 충전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전력의 분석에 따르면, 350kW 초고속 충전기 10대가 동시에 작동할 경우 3.5MW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소규모 변전소 용량에 해당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소에 BESS를 설치해 평상시 전력을 저장했다가 충전 시 공급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BESS 연계 초고속 충전소 100개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충전소마다 2MWh 용량의 배터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마이크로그리드 분야에서도 BESS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도서 지역이나 산업단지에서 독립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BESS가 핵심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도는 2025년까지 카본프리 아일랜드 조성을 위해 총 200MWh 규모의 BESS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70%까지 높이고자 한다. 현재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7.4%로, BESS 확충을 통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BESS 시장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도입을 앞두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대용량 정치형 저장 시스템에서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CATL은 2024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적용한 10MWh 규모의 BESS 실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2025년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원재료 비용이 30% 저렴하고 온도 안정성이 우수해 BESS 적용에 적합한 특성을 보인다.

시장 전망을 종합하면, BESS 산업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5%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 정책 지원,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 현대화 요구가 맞물리면서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원재료 가격 변동성, 기술 표준화 지연, 규제 불확실성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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