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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의 일본 ESS 시장 진출, 전력기기 업계 판도를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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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안양)이 일본 지바현 이치하라시에서 계통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기공식을 열었다는 소식을 보면서, 한국 전력기기 업계의 해외 진출 전략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기기 공급을 넘어서 투자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LS일렉트릭이 직접 담당한다는 점 때문인데요.

LS일렉트릭의 일본 ESS 시장 진출, 전력기기 업계 판도를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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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ESS 사업 구조를 보면, 금융회사나 투자펀드가 자금을 대고, 전력회사가 운영을 맡고, 전력기기 업체는 설계·조달·시공(EPC)에만 집중하는 분업 체계였습니다. 하지만 LS일렉트릭은 이런 관례를 깨고 일본에서 투자와 운영, 전력 거래까지 ESS 사업 전반에 참여한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서 서비스 운영까지 확장하는 비즈니스 모델 전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 ESS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보면 이런 전략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어요. 문제는 이런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인데, 바로 여기서 ESS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사용하거나, 바람이 불 때 생산된 풍력 전력을 무풍 시간대에 공급하는 식으로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LS일렉트릭의 일본 시장 진출 성과를 살펴보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올해 4월에는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서 PCS(전력변환장치) 20메가와트, 배터리 90메가와트시 용량의 계통연계 ESS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는 한국 기업이 수주한 일본 계통연계 ESS 사업 중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2022년에는 홋카이도와 규슈에 최초로 계통연계형 ESS 발전소를 구축했고, 도쿄 ESS 보조금 사업에서는 절반 이상을 수주해 PCS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어요.

ESS 시장의 기술적 복잡성과 경쟁 구도

ESS 발전소의 핵심 구성 요소를 보면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나뉩니다. 배터리는 전력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PCS는 배터리의 직류 전력을 교류로 변환해 전력망에 공급하거나 그 반대 과정을 담당해요. EMS는 전력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충방전 시점을 결정하는 두뇌 역할을 합니다. LS일렉트릭은 특히 PCS와 EMS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오랜 전력기기 사업 경험에서 축적된 기술력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내 경쟁사들과 비교해보면 각각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3위 업체로 테슬라, GM 등 주요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삼성SDI는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에서 BMW, 볼보 등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어요.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전기차용 배터리에 집중하는 반면, LS일렉트릭은 전력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제공에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ESS 시장 규모를 보면 2023년 기준 약 12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4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일본은 이 지역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면서, 기술 표준과 품질 요구사항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그만큼 한번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고요.

LS일렉트릭의 이번 전략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발전사업자로서 직접 투자하고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전력 가격 변동, 정책 변화, 기술적 리스크 등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일본의 전력 시장은 2016년 소매 부분 자유화, 2020년 송배전 부분 분리 등을 통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환경에서 ESS 사업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한국 전력기기 업계의 해외 진출 전략 변화

LS일렉트릭의 이번 움직임은 한국 전력기기 업계 전반의 해외 진출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제품 수출이나 EPC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투자와 운영까지 포함하는 통합 사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어요. 이는 단순히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변전소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고, 포스코DX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앞세워 제조업 디지털 전환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이지만, 공통점은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서 서비스와 솔루션을 통합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LS일렉트릭의 전략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기술 표준이 까다롭고 품질 요구사항이 높지만, 한번 신뢰를 얻으면 장기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어요. 또한 전력 인프라는 한번 구축하면 20-30년간 운영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20%에서 36-38%까지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ESS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리스크 요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선 일본의 전력 요금 체계가 복잡하고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수익성 예측이 쉽지 않아요. 또한 배터리 가격 변동성, 기술 발전에 따른 기존 설비의 경쟁력 저하 가능성, 규제 변화 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들입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S일렉트릭의 이번 도전은 한국 전력기기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제조업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서비스와 솔루션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구체적인 실행 사례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성공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전략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한국 전력기기 업계 전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LS일렉트릭의 일본 ESS 사업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리고 이것이 다른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특히 2025년 말 현재 시점에서 신재생에너지와 ESS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런 선제적인 투자와 진출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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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산업 기사를 읽고, 개인적인 의견과 분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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