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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덤 태양전지 상용화 경쟁 본격화: 한중일 3국의 차별화된 기술 전략과 34.76% 효율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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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태양광 산업이 실리콘 단일셀의 물리적 한계를 돌파할 차세대 기술로 탠덤(Tandem) 태양전지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중국·일본 3국의 선도 기업들이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5년 12월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탠덤 PV 스페셜 포럼’에서 공개된 최신 기술 동향에 따르면, 실리콘 단일전지 효율이 이론적 한계인 29%대에 근접한 상황에서 탠덤 기술이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업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 경쟁 본격화: 한중일 3국의 차별화된 기술 전략과 34.76% 효율 돌파
Photo by American Public Power Association on Unsplash

가장 주목할 성과는 중국 진코솔라(Jinko Solar, 중국 상하이 소재)가 달성한 34.76%의 세계 최고 효율이다. 이는 단순한 연구실 수준의 성과가 아니라 산업용 TOPCon 기반에서 달성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멍레이 쉬 진코솔라 디렉터는 “산업 현실을 감안할 때 수백GW 규모로 기 구축된 TOPCon 생산설비가 탠덤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보유한 대규모 제조 인프라의 우위를 내세웠다.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제조 용량 1.3테라와트(TW) 중 1.1TW가 TOPCon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중국의 전략이 현실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의 HD현대에너지솔루션(한국 울산 소재)은 이종접합(HJT) 기반의 현실적 산업화 경로를 제시했다. 김상호 수석리서치엔지니어는 “탠덤 기술의 실제 산업화를 좌우하는 것은 상부셀 안정성과 공정 확장성 그리고 하부셀의 전환 용이성”이라며 “현재로선 HJT가 가장 현실적인 하부셀 후보”라고 설명했다. HJT는 저온 공정과 단순한 구조 덕분에 기존 생산 인프라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탠덤으로 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정부 과제를 통해 시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HJT 위에 진공증착 상부층을 올려 18.7% 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실제 생산 공정과 비슷한 조건에서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별 차별화 전략과 산업화 접근법

각국 기업들의 기술 전략을 분석해보면 명확한 차별화가 관찰된다. 한화솔루션(한국 서울 소재)의 김기홍 탠덤상용화 담당임원은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과 운영 용이성을 중시하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특히 한화는 공정 단계 추가에 따른 원가 상승을 억제하는 한편, 열에 민감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보호하기 위해 기존 고온 공정을 탈피한 ‘저온 라미네이션’ 기술 표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적층을 넘어 고효율 실리콘 셀이 HJT 수준의 양면 수광(Bifacial) 효율을 확보해야만 탠덤의 고효율 강점을 온전히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중국 론지 그린에너지(LONGi, 중국 시안 소재)는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리앙 팡 론지 제2연구소장은 공정 난도가 높지만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후면전극(BC)’ 기술을 하부 셀에 채택하는 초격차 전략을 제시했다. 론지는 레이저 공정을 통해 팁 온도를 1000도까지 올려 미세 결정질 재료의 결정화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주류인 2터미널 전극 연결 방식의 전류 매칭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비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왕웨이 SPIC 뉴에너지 CTO는 자사의 구리 도금 기술 도입 사례를 통해 HJT의 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2년 300MW 규모의 순수 구리 도금 라인을 구축해 은 사용량을 와트당 20mg에서 5mg 이하로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이를 통해 미터당 0.03위안의 제조 원가를 절감했고, 저온 공정과 결합해 제품 신뢰성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HJT는 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박형 웨이퍼 사용이 가능해 TOPCon(130㎛) 대비 원가 절감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도 제시되었다.

기술적 한계와 상용화 과제

독일 프라운호퍼 ISE의 스테판 글룬츠 태양광 부문장은 탠덤 기술의 본질적 과제를 지적했다. 그는 “산업계 차원에서 40%대 효율을 탠덤에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근본적인 결함을 반영하면 현실적 목표는 39% 수준”이라며 과도한 기대치를 경계했다. 특히 연구실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핀코팅 방식은 “대면적 기판을 균일하게 코팅하기 어렵고 산업용 장비로 확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양산 공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대면적·증착 기반 공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면 품질 향상이 탠덤 기술 성공의 핵심이라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글룬츠 부문장은 “좋은 태양전지는 결국 경계면(계면) 품질에서 결정된다”며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모두에서 표면·계면 처리 효과가 성능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광학적 손실은 상당 부분 줄이는 성과가 있었지만 전기적 손실이 여전히 실리콘 셀의 발전 여력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진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라운호퍼 ISE는 600mm급 하이브리드 증착 장비를 구축하고 대면적 균일 코팅과 품질 재현성을 확보하는 실증을 시작했다.

모듈 단계에서의 기술적 도전도 만만치 않다. 라미네이션 온도가 대표적인 제약 요인으로 언급되었는데, 약 100℃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손상돼 봉지가 불가능하지만 약 140℃에서는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실험 결과가 공유되었다. 이는 향후 봉지재 선택과 공정 조건이 탠덤 모듈 상용화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의 국제 공동 연구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18개국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Horizon Europe 솔메이츠(SolMates) 프로젝트’는 CIGS 하부 셀과 페로브스카이트 상부 셀을 결합해 실험실 기준 26.8% 효율, 공인 측정 기준 24.6% 효율을 달성했다. 니콜라우스 바인베르거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박사는 “효율 향상뿐 아니라 데이터 공유, 재활용, 탄소저감이 솔메이츠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하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시장 상황도 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리스 케이스 옥스퍼드PV 수석과학자는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제조 용량은 1.3테라와트(TW)에 달하며 이 중 1.1TW가 TOPCon이다. 이는 실제 수요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라며 심각한 공급 과잉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2030년까지 2~3TW의 수요가 예상되므로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와트(Watt) 경쟁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킬로와트시(kWh) 중심의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시장 특성도 기술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시모 제라르디 3SUN-ENEL CTO는 “중국은 TOPCon이 압도적이지만 미국과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며 “미국 내 TOPCon 특허 분쟁 가능성과 높은 전력 가격은 HJT와 같은 고효율 기술이 진입할 틈새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술 발전이 단순히 효율이나 비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요인과 지역별 시장 특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탠덤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는 이제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검증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각국 기업들이 보유한 기존 인프라와 제조 역량, 그리고 시장 접근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전략이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규모 TOPCon 기반 우위, 한국의 HJT 기반 현실적 접근, 그리고 유럽의 지속가능성 중심 혁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특히 39%라는 현실적 효율 목표 달성과 함께 대면적 공정 안정화, 비용 경쟁력 확보라는 3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기업이 차세대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 #HD현대 #진코솔라 #론지그린에너지 #옥스퍼드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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