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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전환점: 원전 재가동과 RE100 확산이 그리는 2025년 시장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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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에너지 산업이 전례 없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2025년 11월 현재, 정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결정과 동시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RE100 가입이 가속화되면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믹스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력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87.4TWh를 기록했으며, 이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산업용 전력 수요가 전체 증가분의 78%를 차지하며, 기업들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전환점: 원전 재가동과 RE100 확산이 그리는 2025년 시장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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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요 증가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ESG 경영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청정 전력에 대한 요구사항이 더욱 엄격해졌고, 이는 국내 모기업들의 RE100 가입을 촉진하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현재 국내 RE100 가입 기업은 총 23개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이들 기업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45TWh로 전체 전력 수요의 8.2%에 달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요구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량이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인 135T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원전 정책 전환은 이러한 시장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신한울 3·4호기는 각각 1,400MW 용량의 APR1400 모델로, 2032년과 2033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계약자로 선정된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8조 2,000억 원 규모로, 완공 시 연간 약 22TWh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현재 한국 전체 원자력 발전량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로, 기저부하 전원으로서의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 27%에서 2030년 32%까지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산업 생태계의 부활과 글로벌 경쟁력 회복

신한울 3·4호기 재개 결정의 파급효과는 단순한 전력 공급 확대를 넘어서 한국 원자력 산업 전반의 생태계 복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약 2만 개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을 예상한다고 발표했으며, 특히 원자력 발전소 핵심 부품인 증기발생기, 원자로압력용기 등의 제조 기술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원전 신규 건설 중단으로 인해 협력업체 약 300여 개사 중 30% 이상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분야로 전환했지만, 신한울 프로젝트 재개로 이들 업체의 기술력과 인력을 다시 결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원자로는 총 58기이며, 이 중 중국이 21기로 가장 많고, 인도 8기, 러시아 4기 순이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4기 완공 이후 해외 수주가 중단된 상황이었지만, 최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4조 원 규모로, 수주 시 한국 원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 기술의 혁신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에 연간 500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28년 실증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SMR인 ‘SMART’ 기술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 이는 대형 원전과 달리 건설 기간이 3-4년으로 단축되고, 초기 투자비용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신흥국 시장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글로벌 SMR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하여 15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이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원전 수출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RE100과 기업 전력 조달 전략의 진화

한국 기업들의 RE100 가입 확산은 단순한 환경 경영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SDI는 2025년 10월 RE100에 가입하면서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연간 약 3T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3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SDI가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 먼저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하고, 국내 사업장은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해외 현지의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이 국내보다 유리하다는 현실적 판단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는 더욱 적극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총 10조 원을 투자하여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해상풍력 3GW, 육상풍력 2GW, 태양광 2GW 등 총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또한 호주에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재생에너지 생태계 전반에 걸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전력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재생에너지 가치사슬 전반에 참여함으로써 비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태양광 모듈 생산량을 전년 대비 40% 증가한 12GW로 확대했으며, 이는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의 약 60%에 해당한다. 회사는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기술 개발에 연간 300억 원을 투자하여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태양광 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현재 kWh당 80원에서 6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은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에 집중하여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ESS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GWh로 확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규모다.

기업용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체결된 기업 PPA 계약 규모는 총 2.3GW로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계약 기간은 평균 15년이며, 계약 단가는 kWh당 평균 95원으로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가격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공급 안정성과 ESG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PPA 계약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PPA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을 ESS로 보완하여 기저부하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어, 향후 PPA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11월 ‘기업 맞춤형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기업용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현재의 5배 수준인 50TWh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RE100 기업에 대한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도입하고,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거래 시장을 기업에 개방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해상풍력 단지 개발을 위한 원스톱 허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프로젝트 개발 기간을 현재 7-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전력망 안정성과 경제성의 균형을 찾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전력망 안정성을 위한 추가 투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구체적으로는 계통연계 설비 확충에 15조 원, ESS 설치에 10조 원, 송배전망 보강에 8조 원 등 총 33조 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한전의 연간 매출액과 비슷한 규모로, 전력요금 인상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동시에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도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비용을 수반한다. 중간저장시설 건설에만 3조 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시설에는 15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화도 한국의 에너지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510GW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전체 증가분의 60%를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기술과 제조업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경우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에서도 한국 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효율 기술과 시스템 통합 능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중국의 규모의 경제와 정부 지원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재개는 기저부하 전원으로서의 원자력 역할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원자력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회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RE100 확산과 기업용 PPA 시장 성장은 재생에너지 수요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며,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기술적 도전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향후 한국 에너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력망 안정성 확보와 경제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콘텐츠는 투자 판단을 위한 참고용으로만 제공되며, 투자 결정은 신중한 분석을 통해 본인 책임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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