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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의 상용화 가속화: 2025년 글로벌 시장 동향과 한국의 전략적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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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현재, 양자 컴퓨팅 산업은 기술적 돌파구와 상업적 실용성 사이의 임계점에서 급속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 규모는 2024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 17억 달러로 약 3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2.1%를 기록하며 125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양자 컴퓨팅이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금융 서비스, 제약, 물류,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양자 알고리즘의 실용적 가치가 입증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 가속화: 2025년 글로벌 시장 동향과 한국의 전략적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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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아몽크에 본사를 둔 IBM은 양자 컴퓨팅 상용화 경쟁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IBM의 최신 양자 프로세서인 ‘Condor’는 1,121개의 큐비트를 보유하며, 2024년 대비 큐비트 수를 두 배 이상 증가시켰다. 더 중요한 것은 큐비트 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양자 오류 정정 기술의 획기적 개선이다. IBM은 2025년 3분기 양자 오류율을 0.1%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실용적인 양자 컴퓨팅 응용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IBM의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활용하고 있으며, 월간 양자 작업 실행 횟수가 100만 회를 넘어섰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윌로우(Willow)’ 칩을 통해 양자 우월성 논쟁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구글의 윌로우 칩은 105개의 큐비트를 탑재하고 있지만, 양자 오류 정정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오류율이 감소하는 ‘표면 코드’ 구현에 성공하여 확장 가능한 양자 컴퓨터 구축의 가능성을 실증했다. 이 성과는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구글은 2025년 하반기부터 윌로우 칩 기반의 상용 양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양자 AI 서비스는 현재 월 사용료 기준 시간당 1,200달러에서 3,500달러 사이에서 책정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브라켓(Brake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중립적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WS 브라켓은 IBM, 리게티(Rigetti), IonQ 등 다양한 양자 컴퓨팅 제공업체의 하드웨어를 통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5,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AWS는 양자 컴퓨팅과 고성능 컴퓨팅(HPC)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의 클래식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최적화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양자 알고리즘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양자 컴퓨팅 경쟁 심화

중국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교(USTC)가 개발한 광학 양자 컴퓨터 ‘지우장(Jiuzhang)’은 가우시안 보존 샘플링 문제에서 슈퍼컴퓨터 대비 10^24배 빠른 성능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의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들도 주목받고 있는데, 베이징에 본사를 둔 본원양자(Origin Quantum)는 2025년 상반기 시리즈 C 펀딩에서 2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 15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양자 기술 분야에 총 1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이 중 40%가 양자 컴퓨팅 연구개발에 집중될 예정이다.

일본은 도쿄대학과 리켄(RIKEN) 연구소를 중심으로 양자 컴퓨팅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초전도 양자 비트 기술에서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양자 문샷 프로그램에 8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규모이다. 도쿄에 본사를 둔 소프트뱅크는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 들어 미국의 PsiQuantum과 캐나다의 Xanadu에 각각 5천만 달러와 3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일본의 NTT는 독자적인 광학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정부 주도의 ‘K-양자 이니셔티브’를 통해 양자 컴퓨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양자 컴퓨팅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85% 증가한 4,200억 원으로 확정했으며, 이 중 2,500억 원이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IBM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의 2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구축했으며, 2026년까지 100큐비트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양자 컴퓨팅용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큐비트 제어를 위한 극저온 전자회로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부터 양자 알고리즘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양자 플래그십(Quantum Flagship)’ 프로그램을 통해 10년간 1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 중간 평가에서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독일의 IQM은 핀란드 에스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 최대의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IQM은 2025년 시리즈 B 펀딩에서 1억 2천만 유로를 조달했으며, 현재 20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양산하고 있다. 프랑스의 파스칼(Pasqal)은 중성 원자 기반 양자 컴퓨팅 기술에 특화되어 있으며, 2025년 3분기 100큐비트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산업별 양자 컴퓨팅 응용 사례와 시장 전망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의 실용적 응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JP모건 체이스는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리스크 분석에 양자 알고리즘을 적용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기존 방식 대비 처리 시간을 70% 단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파생상품 가격 결정에서 양자 컴퓨팅의 우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도이체방크는 IBM과 협력하여 신용 리스크 모델링에 양자 컴퓨팅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상반기 상용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양자 컴퓨팅 전담 팀을 40명 규모로 확대했으며, 연간 양자 컴퓨팅 연구개발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제약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의 잠재력이 현실화되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로슈는 분자 시뮬레이션과 신약 개발에 양자 컴퓨팅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정 단백질 접힘 문제에서 기존 슈퍼컴퓨터 대비 1,000배 빠른 계산 속도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바이오젠은 구글 양자 AI팀과 협력하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양자 머신러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초기 결과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약물-표적 상호작용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캠브리지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는 양자 컴퓨팅을 활용한 화합물 라이브러리 최적화 프로젝트에 3년간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기간을 30% 단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물류 및 공급망 최적화 분야에서도 양자 컴퓨팅의 실용적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독일 본에 본사를 둔 DHL은 글로벌 배송 경로 최적화에 양자 알고리즘을 적용한 파일럿 테스트에서 연료 비용을 12% 절감하고 배송 시간을 8% 단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수천 개의 배송지를 포함하는 복잡한 경로 최적화 문제에서 양자 컴퓨팅의 우위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창고 자동화와 재고 관리에 양자 머신러닝을 적용하고 있으며, 2025년 3분기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에서 양자 알고리즘 기반 재고 예측 정확도가 기존 방식 대비 15%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페덱스는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 D-Wave와 협력하여 실시간 배송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상용 서비스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양자 컴퓨팅이 기존 암호화 체계에 미치는 영향과 양자 암호화 기술의 발전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RSA-2048 암호화는 충분한 성능의 양자 컴퓨터에 의해 해독될 가능성이 있어, 전 세계 기업들이 ‘양자 내성 암호화(Post-Quantum Cryptography)’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양자 내성 암호화 표준을 발표했으며, 2025년 현재 주요 기업들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클라우드 서비스에 양자 내성 암호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모든 서비스에 완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자 키 분배(QKD) 기술도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의 양자 통신 네트워크는 베이징-상하이 간 2,000km 구간에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 2025년 양자 컴퓨팅 분야의 벤처캐피털 투자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2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자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개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응용 서비스로 투자 패턴이 다변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PsiQuantum은 2025년 시리즈 D 펀딩에서 4억 5천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 31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영국 옥스포드에 본사를 둔 Oxford Quantum Computing은 시리즈 A에서 3천 8백만 파운드를 유치했으며, 중성 원자 기반 양자 컴퓨팅 기술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Xanadu는 광학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두주자로, 2025년 추가 펀딩을 통해 총 조달 금액이 2억 1천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양자 컴퓨팅 산업은 여전히 상당한 기술적 도전과 상업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현재 양자 컴퓨터는 극저온 환경(-273°C 근처)에서만 작동하며, 양자 상태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오류율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양자 얽힘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인 ‘결어긋남 시간(Decoherence Time)’이 마이크로초 단위에 불과해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기에는 여전히 제약이 크다. 또한 양자 컴퓨팅에 특화된 알고리즘 개발과 프로그래밍 인력 부족도 상용화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IBM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양자 컴퓨팅 전문 개발자는 약 25,000명에 불과하며, 2030년까지 최소 100만 명의 양자 컴퓨팅 관련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하반기 양자 컴퓨팅 시장은 기술적 성숙도와 상업적 실용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요한 전환기에 있다.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자 컴퓨팅이 특정 분야에서 기존 컴퓨팅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실용적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한 전략적 투자가 향후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 가속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컴퓨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하며, 이에 대비한 기업들의 전략적 준비가 향후 경쟁우위 확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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