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현재, 글로벌 기술 산업은 두 가지 핵심 기술 트렌드의 교차점에서 역사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다. 엣지 컴퓨팅 시장이 전년 대비 28.4% 성장하며 1,247억 달러 규모에 도달한 가운데, 양자 통신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존 IT 인프라의 근본적인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5G와 6G 네트워크 전환, AI 워크로드의 엣지 이동, 그리고 양자 암호화 기술의 도입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기술 투자 우선순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엣지 컴퓨팅 지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반면, 전통적인 중앙집중식 클라우드 투자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서 기업의 디지털 전략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사고 전환을 의미한다. 캘리포니아 기반 기술 분석 회사 IDC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크 리버슨은 “우리는 컴퓨팅 파워가 데이터 생성 지점으로 이동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 초기 이후 가장 중요한 인프라 패러다임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술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경기도 수원 본사)는 2025년 3분기에 차세대 엣지 AI 칩셋 ‘Exynos 2500 Edge’를 출시하며 엣지 컴퓨팅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 칩셋은 기존 대비 전력 효율성을 47% 개선하고 AI 추론 성능을 3.2배 향상시켰다고 발표됐다. SK하이닉스(경기도 이천 본사) 역시 엣지 데이터센터 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군을 확장하며, 2025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은 엣지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저전력 설계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엣지 컴퓨팅 생태계의 급속한 확장
엣지 컴퓨팅 시장의 급성장은 단순히 기술적 우수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로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들이 이러한 기술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이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는 주요 동기 중 58%가 데이터 처리 지연 시간 단축, 31%가 대역폭 비용 절감, 그리고 27%가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 강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해 엣지 컴퓨팅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기반 Amazon Web Services(AWS)는 2025년 상반기에 ‘AWS Wavelength Edge’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통신사의 5G 네트워크 내부에 AWS 컴퓨팅 및 스토리지 서비스를 직접 배치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AWS의 엣지 서비스 부문 총괄 사라 존슨은 “고객들의 엣지 워크로드 요구가 2024년 대비 340% 증가했다”며 “특히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실시간 비디오 분석 분야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WS의 엣지 관련 매출은 2025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Microsoft(워싱턴주 레드몬드 본사) 역시 ‘Azure Stack Edge’ 플랫폼을 대폭 강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2분기에 차세대 엣지 하드웨어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기존 대비 AI 추론 성능을 5배 향상시키고 전력 소비를 35% 절감했다고 밝혔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 컴퓨팅과 양자 통신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2025년 하반기에 양자 암호화 기능이 내장된 엣지 게이트웨이 제품을 시범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기반 NVIDIA는 엣지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의 ‘Jetson AGX Orin’ 시리즈는 2025년 들어 출하량이 전년 대비 89% 증가했으며, 특히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높은 채택률을 보이고 있다. NVIDIA의 엣지 컴퓨팅 부문 매출은 2025년 3분기에 37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젠슨 황 NVIDIA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엣지 AI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엣지 관련 매출이 전체의 3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엣지 컴퓨팅 전문 스타트업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엣지 AI 전문 기업 엣지임펄스(Edge Impulse)는 2025년 시리즈 C 펀딩에서 8,5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이는 엣지 AI 분야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회사는 개발자들이 엣지 디바이스용 AI 모델을 쉽게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현재 15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이용하고 있다. 엣지임펄스의 CEO 잔 얀센은 “엣지 AI 개발의 민주화가 우리의 목표”라며 “복잡한 AI 모델을 누구나 엣지 디바이스에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통신 기술의 상용화 가속
엣지 컴퓨팅과 함께 2025년 기술 산업의 또 다른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것이 바로 양자 통신 기술이다. 중국의 양자 통신 네트워크가 2,000km를 넘어서고, 유럽연합이 양자 인터넷 구축에 5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자 통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현실이 되었다. 시장 조사 기관 퀀텀 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양자 통신 시장 규모는 17억 달러에 달하며, 2024년 대비 156% 급성장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는 뉴욕 기반 IBM이다. IBM은 2025년 9월에 ‘양자 네트워크 허브(Quantum Network Hub)’ 서비스를 상용화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기존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양자 암호화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IBM의 양자 컴퓨팅 부문 총괄 다리오 길은 “양자 통신이 더 이상 연구실의 실험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솔루션이 되었다”며 “현재 47개 기업이 우리의 양자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의 양자 관련 매출은 2025년 3분기에 4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수치다.
한국에서도 양자 통신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T가 공동으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시스템이 2025년 상반기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서울-대전 간 300km 구간에서 실시간 양자 키 분배(QKD)를 제공하며,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KT의 양자 기술 연구소장 김민수 박사는 “양자 통신 기술이 국가 보안과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며 “2026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양자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중국이 양자 통신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교가 주도하는 ‘경진 양자 통신 네트워크’는 2025년 말 현재 2,100km에 달하는 양자 통신 간선망을 완성했으며, 32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정부기관, 금융기관, 그리고 주요 기업들에게 양자 암호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일 양자 키 분배량이 100만 개를 넘어섰다. 중국과학원 양자정보연구소의 판젠웨이 소장은 “중국의 양자 통신 네트워크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2026년까지 아시아 전체를 연결하는 양자 통신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도 양자 통신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EU가 추진하는 ‘유럽 양자 통신 인프라(EuroQCI)’ 프로젝트는 2025년 하반기에 1단계 구축을 완료했으며, 27개 회원국을 연결하는 양자 통신 네트워크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탈레스, 네덜란드의 퀀델라 등 유럽 주요 기술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유럽우주청(ESA)의 양자 기술 담당 디렉터 안토니오 아코마조는 “유럽의 양자 통신 네트워크는 디지털 주권 확보의 핵심”이라며 “2027년까지 완전한 유럽 양자 인터넷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양자 통신 기술의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관련 부품과 장비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스위스의 양자 암호화 전문 기업 ID퀀티크(ID Quantique)는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187% 증가한 1억 3,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양자 키 분배 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금융기관과 정부기관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ID퀀티크의 CEO 그레구아 리보르디는 “양자 통신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며 “2026년에는 매출이 3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와 함께, 양자 통신의 실제 적용 사례도 다양화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 UFJ 은행은 2025년 10월부터 도쿄-오사카 간 양자 암호화 통신을 이용한 금융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하루 평균 5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며, 기존 대비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쓰비시 UFJ의 IT 담당 상무 다나카 히로시는 “양자 암호화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핵심 보안 인프라”라며 “다른 주요 금융 서비스에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12월 현재, 엣지 컴퓨팅과 양자 통신 기술의 융합은 차세대 IT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중앙집중식 클라우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엣지에서의 실시간 처리와 양자 수준의 보안을 결합한 새로운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는 향후 몇 년간 기술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기업들의 투자와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을 엣지 컴퓨팅과 양자 통신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클리어리는 “엣지와 양자 기술의 결합은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주요 기술 기업들의 2026년 투자 계획을 보면, 엣지 컴퓨팅과 양자 통신 관련 예산이 전체 R&D 투자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 분야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조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