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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로봇 시장의 급격한 성장: 수술 로봇과 의료 자동화가 헬스케어 산업을 혁신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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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글로벌 의료용 로봇 시장은 전례 없는 성장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의료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186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359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20.1%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수술 로봇 분야가 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이 의료용 로봇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한층 더 향상시키고 있다.

의료용 로봇 시장의 급격한 성장: 수술 로봇과 의료 자동화가 헬스케어 산업을 혁신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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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가 가장 큰 동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기준 7억 7천만 명으로 2019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이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률은 일반 성인 대비 3배 이상 높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접촉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격 수술과 자동화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의료진 부족 문제도 로봇 도입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2025년까지 의사 부족 규모가 12만 4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술 로봇 분야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da Vinci) 시스템이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4년 4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에 설치된 다빈치 시스템은 8,600여 대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다빈치 시스템을 이용한 수술 건수는 연간 200만 건을 넘어서며, 특히 비뇨기과, 부인과, 흉부외과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2024년 매출은 7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이 중 시스템 매출이 22억 달러, 기구 및 액세서리 매출이 38억 달러, 서비스 매출이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하는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뉴욕주 오리건에 본사를 둔 메드로닉(Medtronic)은 2024년 말 차세대 수술 로봇 플랫폼인 ‘휴고 RAS(Hugo Robotic-Assisted Surgery)’ 시스템의 글로벌 출시를 확대했다. 휴고 시스템은 기존 다빈치 시스템 대비 30%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했으며, 모듈형 설계를 통해 병원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메드로닉의 2024 회계연도 로봇 수술 부문 매출은 4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미시간주 칼라마주에 본사를 둔 스트라이커(Stryker) 역시 정형외과 수술 로봇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스트라이커의 마코(Mako) 로봇 시스템은 무릎과 고관절 치환술 분야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4년 마코 시스템 매출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적으로 1,400대 이상의 마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연간 40만 건 이상의 수술에 활용되고 있다. 스트라이커는 2025년에 새로운 척추 수술 로봇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정형외과 로봇 수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한국의 위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의료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의 의료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42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89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16.2%에 달한다.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이 이러한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민간 투자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2024년 발표한 ‘K-메디컬 로봇 2030 전략’을 통해 의료용 로봇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전략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의료용 로봇 시장에서 세계 3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련 시장 규모를 현재 1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 의료용 로봇 산업의 대표주자인 큐렉소(CUREXO)는 2024년 척추 수술 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의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큐렉소의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8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35%에 달한다.

삼성전자 역시 의료용 로봇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사업부는 2024년 초음파 진단 장비와 연계된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출시했으며, 이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을 15% 향상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현대로템과 협력하여 병원용 서비스 로봇 개발에도 나서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4년 의료용 로봇 부문에 2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재활 로봇과 환자 이송 로봇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과 올림푸스(Olympus)가 내시경 수술 로봇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내시경 수술 로봇 시스템은 2024년 일본 내 20개 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기존 시스템 대비 수술 시간을 25% 단축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중국에서는 시안지안(Siasun)과 마이크로포트(MicroPort)가 각각 정형외과와 심혈관 수술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 지원 하에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기술 융합과 미래 전망

의료용 로봇 산업의 다음 성장 단계는 인공지능, 5G 통신, 확장현실(XR)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은 의료용 로봇의 자율성과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와 구글 딥마인드가 공동 개발한 AI 수술 로봇 시스템은 2024년 임상 시험에서 인간 의사 대비 98.3%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특히 미세한 봉합 작업에서는 인간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향후 완전 자율 수술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5G 통신 기술의 상용화는 원격 수술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실시된 5G 기반 원격 수술 시연에서는 3,000km 떨어진 환자에 대해 1ms 미만의 지연시간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환자들도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베라이즌(Verizon)과 존스홉킨스병원이 협력한 5G 원격 수술 프로젝트는 2024년 100건 이상의 성공적인 원격 수술을 기록했으며, 환자 만족도는 96%에 달했다.

재활 로봇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의 호코마(Hocoma)가 개발한 보행 재활 로봇 ‘로코맷 프로(Lokomat Pro)’는 뇌졸중 환자의 보행 기능 회복률을 기존 치료법 대비 40% 향상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재활 로봇 시장은 2024년 15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3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평균 성장률 17.8%에 해당한다. 일본의 사이버다인(Cyberdyne)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슈트 ‘HAL(Hybrid Assistive Limb)’은 현재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환자의 근력 회복과 보행 능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용 로봇 산업의 성장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가장 큰 장벽은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이다. 다빈치 시스템의 경우 초기 구매 비용이 20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에 달하며, 연간 유지보수 비용도 15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중소 규모 병원들의 도입이 제한되고 있으며, 의료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의료진의 교육과 훈련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로봇 수술 전문의 양성에는 평균 6개월에서 1년의 집중 훈련이 필요하며, 이는 병원 운영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규제와 안전성 문제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FDA는 2024년 의료용 로봇에 대한 새로운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특히 AI 기반 자율 기능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검증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의료기기 규정(MDR)을 통해 로봇 수술 시스템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요구사항을 강화했다. 이러한 규제 환경의 변화는 제품 개발 비용과 시간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의료용 로봇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의 의료용 로봇 분야 투자 규모는 32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특히 AI 기반 진단 로봇과 재활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의료용 로봇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관련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앞으로 의료용 로봇 산업은 기술 혁신과 시장 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발도상국 시장의 의료 인프라 확충과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은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기술력과 시장 적응력을 갖춘 기업들이 차세대 의료용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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