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학

협동로봇 시장의 급성장과 제조업 생태계 변화: 2025년 산업 동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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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현재,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Cobot) 시장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의 자동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18억 달러에서 2025년 22억 달러로 23.8%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1.2%를 유지하며 78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은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8.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협동로봇이 단순한 틈새 시장을 넘어 주류 자동화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협동로봇 시장의 급성장과 제조업 생태계 변화: 2025년 산업 동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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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로봇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요인은 안전성과 유연성의 획기적 개선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안전 펜스로 격리된 환경에서만 작동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협동로봇은 내장된 토크 센서와 비전 시스템을 통해 인간과 직접 작업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이 개발한 UR20 모델의 경우, 충돌 감지 시간이 0.1초 미만으로 단축되어 작업자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프로그래밍 복잡도가 기존 산업용 로봇 대비 90% 감소하여, 별도의 로봇 전문가 없이도 현장 작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살펴보면, 유니버설 로봇이 전체 협동로봇 시장의 4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으로 동사는 누적 판매량 75,000대를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ABB는 협동로봇 라인업 GoFa와 SWIFTI 시리즈를 통해 18%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부품 조립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야마나시현 소재 화낙(FANUC)은 CR 시리즈로 12% 점유율을 확보하며 3위를 차지했고, 독일 아우그스부르크 소재 쿠카(KUKA)는 LBR iiwa 시리즈로 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동사의 협동로봇 누적 판매량은 12,000대를 넘어섰으며, 국내 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M 시리즈는 20kg 페이로드를 지원하면서도 반복 정밀도 ±0.1mm를 달성하여, 중량물 처리가 필요한 자동차 부품 조립 라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역시 Hi5 시리즈를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18%를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전자제품 조립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자동화 촉진과 시장 확산

협동로봇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자동화 기술의 민주화를 통해 중소기업까지 자동화 혜택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의 평균 도입 비용이 시스템 통합 비용 포함 15만 달러에서 30만 달러였던 것에 비해, 협동로봇의 평균 도입 비용은 3만 달러에서 8만 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이러한 비용 절감은 투자 회수 기간(ROI)을 기존 3-5년에서 1-2년으로 단축시켜, 자본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들도 자동화 투자를 적극 검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 시장 데이터를 보면, 2025년 협동로봇 도입 기업 중 중소기업 비율이 67%에 달하며, 이는 2022년 4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과 연계되어 중소제조업체의 협동로봇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협동로봇 도입 건수는 2,85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계 부품 가공업(32%)과 전자부품 조립업(28%)이며, 이어서 플라스틱 성형업(18%)과 식품 포장업(12%)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도입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기도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주)테크노파츠는 2024년 두산로보틱스의 M0609 모델 3대를 도입하여 볼트 조립 공정을 자동화했다. 기존 수작업으로 하루 500개 부품을 처리하던 것이 협동로봇 도입 후 1,200개로 증가했으며, 불량률은 2.3%에서 0.8%로 감소했다. 투자 비용 1억 8천만 원에 대해 월 3,200만 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얻어 약 6개월 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이 업계 내에서 확산되면서 협동로봇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소기업 자동화 트렌드는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내 직원 수 50-250명 규모 제조업체의 47%가 향후 2년 내 협동로봇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과 맞물려 중서부 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의 협동로봇 도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2025년 1-3분기 중소기업 협동로봇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기술 혁신과 인공지능 통합

2025년 협동로봇 시장의 또 다른 주요 트렌드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의 본격적인 통합이다. 기존 협동로봇이 사전 프로그래밍된 작업만 수행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신 협동로봇들은 실시간 학습 능력을 갖추어 작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유니버설 로봇의 최신 UR30 모델은 엔비디아(NVIDIA)의 Jetson AGX Orin 플랫폼을 탑재하여 초당 275TOPS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실시간 객체 인식과 경로 최적화가 가능하다.

AI 통합의 가장 큰 혜택은 적응성 향상이다. ABB의 GoFa 시리즈에 탑재된 비전 시스템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부품의 위치와 방향을 0.1mm 정밀도로 인식할 수 있으며, 조명 조건이나 부품 변형에도 99.7%의 인식 정확도를 유지한다. 이는 기존 비전 시스템의 인식 정확도 94-96%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머신러닝을 통해 작업 패턴을 학습하여 작업 속도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므로, 도입 초기 대비 3개월 후 평균 15-20%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AI 기술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25년 9월 자체 개발한 AI 비전 솔루션 ‘Dart-Suite Vision’을 공개했으며, 이는 1만 개 이상의 산업 부품 데이터셋으로 학습된 객체 인식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동 솔루션은 복잡한 형상의 부품도 0.05초 내에 인식할 수 있으며, 특히 자동차 부품과 전자제품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역시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개발한 AI 칩셋을 탑재한 차세대 협동로봇을 2026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연결성 또한 협동로봇의 중요한 발전 방향이다. 화낙의 CR 시리즈는 자사의 FIELD system과 연동되어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과 예측 정비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다운타임을 평균 35% 감소시킬 수 있으며, 정비 비용도 연간 20-25% 절감할 수 있다고 동사는 밝혔다. 쿠카의 iiQKA 플랫폼은 여러 협동로봇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대규모 제조 라인에서 로봇 간 작업 분배와 협업을 최적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센서 기술의 발전도 협동로봇의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신 협동로봇들은 관절마다 토크 센서뿐만 아니라 가속도 센서, 자이로스코프, 근접 센서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작업 환경을 360도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멀티센서 융합 기술을 통해 인간 작업자의 의도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실제로 BMW 뮌헨 공장에서 테스트 중인 쿠카 LBR iiwa는 작업자의 손동작을 인식하여 필요한 부품을 미리 준비하는 기능을 구현하여, 조립 작업 효율을 22% 향상시켰다고 보고되었다.

시장 전망을 종합해 보면, 협동로봇 산업은 2025년을 기점으로 기술적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 AI 기술 통합, 사용자 친화성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제조업 전반에 걸쳐 자동화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시장 확산과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지속되면서, 협동로봇은 단순한 제조 도구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력 대체에 대한 우려와 사이버 보안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여전히 존재하여,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협동로봇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성장률이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중소기업 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확보된 상황에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갖춘 선도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

이 분석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시에는 전문가와 상담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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