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학

협업로봇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제조업 혁신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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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 현재, 협업로봇(Collaborative Robot, Cobot)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ABI Research에 따르면, 협업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120억 달러에 달하며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이는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시장의 12%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제조업체들이 안전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자동화 솔루션으로 협업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협업로봇 도입률이 전년 대비 42% 증가하면서, 기존에 자동화 진입장벽이 높았던 소규모 제조업체들까지 로봇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협업로봇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제조업 혁신 가속화
Photo by DALL-E 3 on OpenAI DALL-E

이러한 성장 동력의 핵심은 협업로봇의 독특한 기술적 특성에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안전 펜스로 격리된 공간에서 작동해야 했던 반면, 협업로봇은 인간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안전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이 개발한 UR20 모델의 경우, 충돌 감지 센서와 힘 제한 기능을 통해 인간과의 접촉 시 즉시 동작을 멈추며, 최대 접촉력을 150N 이하로 제한한다. 이는 국제안전표준 ISO 10218에서 정한 협업로봇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수치로,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시장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이 여전히 협업로봇 시장의 선두주자로 약 45%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기업들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의 두산로보틱스는 2025년 3분기 기준 전 세계 협업로봇 시장에서 1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두산로보틱스의 M 시리즈 협업로봇은 6축 관절 구조와 최대 25kg의 페이로드를 지원하며, 특히 자동차 부품 조립과 용접 작업에서 높은 정밀도를 보여준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2,34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2%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의 ABB와 독일의 쿠카(KUKA)와 같은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들도 협업로봇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ABB의 GoFa 시리즈는 기존 산업용 로봇 기술을 협업로봇에 적용하여 높은 정밀도와 내구성을 제공한다. 특히 GoFa 10 모델은 최대 10kg의 페이로드와 ±0.03mm의 반복 정밀도를 자랑하며, 전자제품 조립과 같은 정밀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쿠카의 iiwa(Intelligent Industrial Work Assistant) 시리즈는 7축 구조를 채택하여 인간의 팔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하며, 특히 복잡한 조립 작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제조업 현장의 협업로봇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협업로봇의 실제 현장 적용 사례를 통해 그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보쉬(Bosch)는 2024년부터 전 세계 120개 공장에 협업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보쉬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협업로봇 도입 후 생산성이 평균 28% 향상되었으며, 불량률은 15% 감소했다. 특히 엔진 부품 조립 라인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H 시리즈 협업로봇 8대를 활용하여 24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340만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도 협업로봇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 조립 라인에 현대로보틱스의 YS080 협업로봇 35대를 도입한 결과, 기존 대비 조립 시간이 22% 단축되었고, 작업자의 반복성 손상(RSI) 발생률이 40%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업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담당하면서 작업자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며 “향후 2026년까지 협업로봇 도입 규모를 현재의 3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서의 협업로봇 도입 효과는 더욱 극적이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정밀 가공업체 ㈜테크윈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RB-Y1 협업로봇 2대를 도입한 후 월 생산량이 35% 증가했다. 기존에는 숙련된 작업자 4명이 담당하던 CNC 가공물 로딩/언로딩 작업을 협업로봇이 대신하면서, 작업자들은 품질 검사와 공정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 대표는 “협업로봇 도입 비용 2억 8천만 원을 14개월 만에 회수했으며, 현재는 순수익 창출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협업로봇 시장의 기술 발전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의 접목으로 협업로봇의 학습 능력과 적응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일본의 화낙(FANUC)이 개발한 CRX-25iA 모델은 AI 비전 시스템을 통해 작업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최적의 작업 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이 로봇은 새로운 작업을 학습하는 데 평균 2시간이 소요되며, 기존 모델 대비 학습 시간을 75% 단축했다. 화낙의 2025년 3분기 협업로봇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240억 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로봇 사업 매출의 31%에 해당한다.

글로벌 시장 동향과 투자 흐름

협업로봇 시장의 지역별 성장 패턴을 분석해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협업로봇 설치량의 38%를 차지하며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2025’ 정책과 맞물려 협업로봇 도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제품과 자동차 산업에서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중국의 협업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45억 달러로 추정되며, 연평균 4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협업로봇 기술력과 시장 규모 모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협업로봇 시장 규모는 8,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두드러지는데, 현대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 기반의 원격 제어 협업로봇을 상용화했다. 이 기술을 통해 작업자는 최대 100km 떨어진 위치에서도 실시간으로 협업로봇을 제어할 수 있으며,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투자 관점에서 협업로봇 시장의 매력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 추적 기관인 PitchBook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협업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2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특히 AI 기반 협업로봇 기술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시리즈 A 단계 투자의 평균 규모가 1,200만 달러로 2024년 대비 35% 증가했다. 한국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5년 9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420억 원을 조달했으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 확장과 R&D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협업로봇 시장의 미래 전망은 매우 밝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28년까지 전 세계 협업로봇 시장이 연평균 32%씩 성장하여 28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동력은 인력 부족 해결, 생산 유연성 향상, 그리고 중소기업의 자동화 접근성 개선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생산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협업로봇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협업로봇 시장이 직면한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높은 초기 도입 비용이다. 중급 사양의 협업로봇 시스템 구축에는 평균 1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많은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협업로봇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부족도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협업로봇 관련 전문 인력 수요는 연간 25%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12% 증가에 그치고 있어 인력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협업로봇 시장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비용 효율성 개선을 통해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로봇 서비스와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있으며,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5년 말 현재, 협업로봇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으며, 향후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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