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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로봇 시장의 급성장, 제조업 자동화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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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협업 로봇(코봇) 시장이 2025년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 자동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코봇 시장 규모는 15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 성장률 12.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코봇 시장의 47%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일본이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제조업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인건비 상승,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업 로봇 시장의 급성장, 제조업 자동화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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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로봇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인간과 동일한 작업 공간에서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이 2008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코봇 기술은 힘 제어 센서, 비전 시스템, 인공지능 기반 경로 계획 등이 통합되면서 급속히 발전해왔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유니버설 로봇은 전 세계 코봇 시장 점유율 39%를 차지하며, 누적 판매량이 7만 5천 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취리히 본사의 ABB는 GoFa와 SWIFTI 시리즈로 시장 점유율 18%를 기록하며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야마나시현 기반 화낙(FANUC)이 CRX 시리즈로 15%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코봇 시장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코봇 시장 규모는 8,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서구에 본사를 둔 두산로보틱스는 2024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45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코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동사는 M 시리즈와 A 시리즈 코봇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8%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세계 4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안양에 위치한 현대로보틱스 역시 YL012와 YL020 모델로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4년 연간 매출 28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현장의 코봇 도입 확산과 적용 사례

코봇의 실질적인 가치는 제조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대량 생산과 반복 작업에 특화되어 있다면, 코봇은 소량 다품종 생산과 정밀 조립 작업에서 강점을 보인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재 KUKA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코봇을 도입한 제조업체의 73%가 생산성 향상을, 68%가 품질 개선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의료기기 분야에서 코봇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 분야가 전체 코봇 시장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사례는 코봇 활용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동사는 2024년부터 엔진 조립 라인에 두산로보틱스의 M1013 모델 45대를 도입하여 볼트 체결과 부품 조립 작업을 자동화했다. 그 결과 작업 정밀도가 99.7%로 향상되었으며,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률이 3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도 갤럭시 스마트폰 조립 공정에 유니버설 로봇의 UR10e 모델을 활용하여 스크류 체결과 접착제 도포 작업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립 시간을 22% 단축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서의 코봇 도입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추진단’ 조사 결과, 2025년 상반기 코봇을 도입한 중소제조업체는 2,847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경기도 시흥시 소재 자동차 부품업체 ㈜대신정밀은 야스카와전기의 HC10DT 모델을 도입하여 기어 연마 작업을 자동화한 결과, 생산량이 일일 800개에서 1,200개로 50% 증가했으며, 불량률은 2.3%에서 0.8%로 대폭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성과는 코봇의 투자회수기간(ROI)이 평균 18개월로 기존 산업용 로봇의 36개월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코봇 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센서 융합 기술에 있다. 최신 코봇들은 RGB-D 카메라, 라이다(LiDAR), 토크 센서를 통합하여 실시간으로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적응한다. 대만 타이베이 본사의 테크맨 로봇(Techman Robot)은 TM AI+ 시스템을 통해 비전 인식 정확도 98.5%를 달성했으며, 프로그래밍 없이도 시연만으로 작업을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기타큐슈 소재 야스카와전기는 모토미니(MotoMINI)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 펜던트 기술을 적용하여 설정 시간을 기존 대비 70%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경쟁 구도와 기술 혁신 동향

글로벌 코봇 시장의 경쟁 구도는 선발업체들의 기술 우위와 후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맞서는 양상이다. 시장 조사기관 로봇 인더스트리 어소시에이션(RIA)에 따르면, 코봇의 평균 판매가격은 2025년 기준 5만 5천 달러로 2020년 7만 2천 달러 대비 23% 하락했다. 이는 중국과 한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결과다. 중국 베이징 소재 JAKA Robotics는 Zu 시리즈로 3만 달러대의 저가 코봇 시장을 개척하며 아시아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2024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다.

기술 혁신 측면에서는 페이로드 증대와 작업 반경 확장이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은 2024년 12월 UR30 모델을 출시하여 30kg의 페이로드와 1.3m의 작업 반경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코봇의 한계로 여겨졌던 중량물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ABB의 GoFa 시리즈는 최대 5kg의 페이로드에서 속도 2.2m/s를 달성하여 기존 코봇 대비 40% 빠른 작업 속도를 구현했다. 화낙의 CRX-25iA 모델은 25kg 페이로드와 1.85m 작업 반경으로 자동차 부품 조립과 같은 중작업 영역까지 코봇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술도 코봇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다트 스튜디오(DART Studio) 플랫폼을 통해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직관적인 프로그래밍 환경을 제공하며, 비전 시스템과 힘 제어 기능이 통합된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했다. 현대로보틱스는 Hi6 컨트롤러에 ROS2 기반 개방형 아키텍처를 적용하여 서드파티 솔루션과의 연동성을 강화했다. 테크맨 로봇의 TMflow 소프트웨어는 플로우차트 기반 프로그래밍으로 비전공자도 30분 내에 기본 작업을 설정할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개선했다.

클라우드 기반 원격 모니터링과 예측 정비 기능도 코봇의 새로운 부가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의 UR+ 플랫폼은 5만 개 이상의 코봇이 연결되어 실시간 성능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부품 교체 시기를 평균 2주 전에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ABB의 어빌리티(Ability) 클라우드 서비스는 코봇 가동률을 92%에서 96%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야스카와전기는 코봇 데이터를 활용한 생산 최적화 서비스로 고객사의 전체 장비 효율(OEE)을 평균 15%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코봇 시장의 미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2030년까지 코봇 시장이 연평균 23% 성장하여 42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물류, 의료,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분야로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2025년 물류센터에 1만 대의 코봇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존스 홉킨스 의료센터는 수술실 지원용 코봇 도입을 통해 수술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 투자비용, 기술 인력 부족, 안전 규제 강화 등의 과제도 동시에 존재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25년 하반기 코봇 안전 기준 ISO 10218-3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시장 성장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업 로봇 시장의 급성장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 생태계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새로운 작업 환경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작업자의 안전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향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코봇의 자율성과 지능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제조업 자동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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