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양자 컴퓨팅 산업, 2025년 상용화 전환점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가속화

Editor
9 min read

양자 컴퓨팅, 실험실에서 상용화로의 전환

2025년 12월 현재, 양자 컴퓨팅 산업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론과 실험의 영역에 머물렀던 양자 기술이 드디어 실용적인 상업적 응용 단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은 2024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 15억 달러로 15.4% 성장했으며, 시장조사 기관 IDC는 2030년까지 연평균 32.1% 성장하여 64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하드웨어 기술의 획기적 발전과 함께 금융, 제약, 물류 등 실제 산업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Featured Image
Photo by Ramón Salinero on Unsplash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양자 컴퓨터의 안정성과 오류 정정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IBM은 2024년 말 1,121큐비트 규모의 ‘콘도르(Condor)’ 프로세서를 발표하며 양자 오류율을 기존 대비 50% 이상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자 컴퓨팅이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구글은 최근 ‘윌로우(Willow)’ 양자 칩을 통해 양자 오류 정정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에 있어 핵심적인 기술적 장벽을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양자 컴퓨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K-양자 이니셔티브’를 통해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양자 기술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40%인 4,000억 원이 양자 컴퓨팅 분야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수원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는 양자닷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양자 프로세서 개발에 연간 3,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중 자체 개발한 50큐비트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한국의 적극적인 투자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과 함께 글로벌 양자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려는 전략적 의도로 해석된다.

양자 컴퓨팅의 실용화가 가속화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거나 수십 년이 걸리는 복잡한 계산 문제들을 몇 시간 또는 며칠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 특히 금융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 최적화, 리스크 분석, 파생상품 가격 책정 등의 분야에서 양자 알고리즘을 활용한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IBM과 협력하여 양자 컴퓨팅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기존 방식 대비 계산 시간을 90%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자 컴퓨팅이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서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양자 컴퓨팅 전략과 경쟁 구도

현재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기술적 접근 방식과 상용화 전략에서 차별화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IBM은 초전도 기반의 게이트 모델 양자 컴퓨터에 집중하며, 2025년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 200대 이상의 양자 컴퓨터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IBM의 양자 네트워크에는 현재 200개 이상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40%가 금융, 제약, 화학 분야의 상업적 사용자들이다. IBM의 2024년 양자 컴퓨팅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양자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실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구글은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 달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 중심의 접근을 취하고 있다. 구글의 양자 AI 팀은 2019년 처음으로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고 주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양자 알고리즘의 성능 향상에 집중해왔다. 2024년 발표된 윌로우 칩은 70큐비트 규모로 IBM의 대규모 시스템보다는 작지만, 양자 오류 정정 성능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보여주었다. 구글은 양자 컴퓨팅을 머신러닝과 결합한 새로운 AI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2025년 중 양자 기계학습 플랫폼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글이 기존의 AI 생태계와 양자 컴퓨팅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본사를 둔 마이크로소프트는 독특하게 토폴로지컬 큐비트(Topological Qubit)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초전도나 이온 트랩 방식보다 안정성이 높아 상용화에 더 적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Azure 퀀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연간 2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양자 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고객들이 기존 IT 환경과 양자 컴퓨팅을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인텔은 실리콘 기반의 스핀 큐비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텔의 접근 방식은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인텔은 2024년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터널 폴스(Tunnel Falls)’ 양자 칩을 발표했으며, 이는 300mm 웨이퍼에서 양자 프로세서를 제조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다. 인텔의 이러한 접근은 양자 컴퓨팅의 대중화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의 양자 컴퓨팅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양자 기술 분야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 중 60%가 양자 컴퓨팅에 집중될 예정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두는 자체 개발한 ‘치엔시(乾始)’ 양자 컴퓨터를 통해 중국 내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역시 항저우에 양자 컴퓨팅 연구소를 설립하여 11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양자 컴퓨팅이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유럽연합도 ‘양자 기술 플래그십’ 프로그램을 통해 2018년부터 2028년까지 1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독일의 IBM 연구소는 유럽 최초의 상용 양자 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설치했으며, 프랑스의 아토스(Atos)는 양자 시뮬레이터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투자 경쟁은 양자 컴퓨팅이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적 기술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용화 가속화와 미래 전망

양자 컴퓨팅의 실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제약 및 화학 산업이다. 신약 개발에서 분자 구조 시뮬레이션과 단백질 폴딩 예측은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수년이 걸리는 복잡한 계산이지만, 양자 컴퓨터는 이를 몇 주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로슈(Roche)는 IBM과 협력하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양자 컴퓨팅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초기 결과는 기존 방법 대비 80% 빠른 분자 시뮬레이션 속도를 보여주었다. 이는 신약 개발 기간을 현재의 10-15년에서 5-7년으로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류 및 최적화 분야에서도 양자 컴퓨팅의 실용적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BMW는 양자 컴퓨팅을 활용하여 공급망 최적화와 생산 스케줄링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기존 방식 대비 30% 효율성 향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 세계 수십만 개의 부품 공급업체와 수백 개의 생산 시설을 연결하는 복잡한 공급망 네트워크에서 양자 알고리즘은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최적화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제조업 전반에서 양자 컴퓨팅 도입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고 있다.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리스크 분석과 포트폴리오 최적화뿐만 아니라 사기 탐지와 고빈도 거래에서도 양자 컴퓨팅의 활용 가능성이 탐색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바클레이즈는 양자 컴퓨팅을 활용한 신용 리스크 모델링에서 기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대비 100배 빠른 계산 속도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양자 알고리즘을 통해 외환 거래에서 실시간 차익거래 기회를 포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거래 수익을 15%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자 컴퓨팅의 대중화에는 여전히 상당한 기술적, 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양자 컴퓨터의 운영 비용이다. 현재 대부분의 양자 컴퓨터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한 희석냉장기 시스템 운영비용만 연간 수십만 달러에 달한다. IBM의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의 경우 초기 설치비용이 1,500만 달러이며, 연간 운영비용이 3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직접 양자 컴퓨터를 보유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의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양자 프로그래밍의 복잡성도 상용화의 주요 걸림돌이다. 기존의 프로그래밍 언어와 완전히 다른 양자 알고리즘 개발 방식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양자 컴퓨팅 전문가는 5,000명 내외로 추정되며, 이는 시장 수요에 비해 심각하게 부족한 수준이다. 맥킨지 컨설팅은 2030년까지 양자 컴퓨팅 전문 인력 수요가 현재의 10배인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인력 양성이 양자 컴퓨팅 산업 발전의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컴퓨팅 시장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양자 컴퓨팅이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500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제약 산업에서 3,000억 달러, 화학 산업에서 2,000억 달러, 금융 서비스에서 1,500억 달러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 양자 컴퓨팅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양자 컴퓨팅이 한국 GDP에 2035년까지 연간 50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현재 양자 컴퓨팅 산업은 기술적 성숙도와 상업적 실용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하드웨어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실제 산업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의 양자 컴퓨팅 서비스는 접근성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향후 3-5년간 양자 컴퓨팅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산업 생태계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결합된다면, 한국이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Editor

Leave a Comment